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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한국산업 석유화학·정유] '주유소 상표제' 싸고 줄다리기 치열

[2000한국산업 석유화학·정유] '주유소 상표제' 싸고 줄다리기 치열 주유소 상표표시제(폴 사인제)를 둘러싸고 정유업체와 주유소업체간의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폴 사인제는 석유제품이 액체라는 특성상 자체에 상표를 표시하는 것이 불가능해 주유소가 공급 정유사의 상표를 게시한채 책임지고 소비자에게 판매하라는 취지에서 이뤄지고 있는 제도다. 주유소 업체들은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유류를 공급받자는 차원에서 폴사인제를 없애자는 주장을 내걸고 있다. 이에 대해 정유사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정유업체들은 "폴 사인제를 폐지할 경우 유통경로가 불확실해지면서 품질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심지어는 불법 제품이 날림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마디로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제품을 공급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각 정유업체들이 마케팅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주유소를 중심으로 누적포인트 시스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폴 사인제 폐지가 현실화되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그동안 쏟아부었던 노력이 자칫하면 도로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체들은 개인 소유의 주유소들에게 폴 사인제가 사라지면 그동안 장기적으로 유지해왔던 안정적인 공급관계를 폐지하거나 자금 및 편의점, 정비점, 세차기 등 기타 지원을 철회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정유업체들이 폴 사인제 폐지를 극구 반대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외국 메이저들의 진출이다. 수십년동안 쌓아온 유통망과 노하우가 폴 사인제 폐지로 물거품이 될 경우 외국메이저들이 개별 주유소를 접촉해 손쉽게 국내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되면 정유업체의 채산성 악화는 눈에 보듯 뻔하고 엄청난 자본력과 보유분을 가지고 있는 세계적 메이저들이 국내 정유시장을 고스란히 독차지할 것이라는 우려도 그 것. 이에 대해 주유소업체들은 법, 제도차원에서 폴 사인제를 규정하기 보다 외국처럼 정유사와 주유소가 자율적으로 상표사용이나 브랜드를 계약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정유업체들이 일부 지역에서 물류비용을 이유로 업체간 교환판매를 하고 있는 등 품질과는 동떨어진 점도 있다면서 폴 사인제를 폐지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정유업체들 가운데 S-Oil은 후발업체라는 특성을 고려해 복수 폴 사인제를 주장하고 있다. 한 주유소에서 여러 정유사들의 제품을 팔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업체별, 당사자별로 자신에게 유리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정작 고객에게 양질의 제품을 판매하자는 가장 중요한 취지는 안중에도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입력시간 2000/11/27 19:36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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