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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리뷰] "勝戰 하려면 사회 혁신부터"

■ 메이드 인 워(MADE IN WAR)-전쟁이 만든 신세계<br>맥스 부트 지음, 플래닛미디어 펴냄<br>스페인 무적함대 전투서 아프가니스탄 전쟁까지 다양한 사례 꼼꼼히 분석<br>"과학기술·패러다임 변화 전쟁과 밀접한 관계 형성 지속적 진화 못하면 도태"



[전문가 리뷰] "勝戰 하려면 사회 혁신부터" ■ 메이드 인 워(MADE IN WAR)-전쟁이 만든 신세계맥스 부트 지음, 플래닛미디어 펴냄스페인 무적함대 전투서 아프가니스탄 전쟁까지 다양한 사례 꼼꼼히 분석"과학기술·패러다임 변화 전쟁과 밀접한 관계 형성 지속적 진화 못하면 도태" 차두현 한국국방연구위원 국제정치나 군사 분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라면 '군사혁신' 혹은 '군사변혁'이라는 단어가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1990년대 후반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군사력 건설 방향을 이야기할 때마다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단어가 함축하고 있는 의미가 단순히 첨단 무기체계의 개발이나 획득 또는 새로운 군사정책의 추진 등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원어 'Revolutions in Military Affairs'가 의미하는 것처럼 '군사혁신'은 이를 추진하는 사회 전반의 혁명적 변화와 궤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군사전문가인 맥스 부트의 이 책은 바로 이런 '군사혁신'(이 책에서는 '군사혁명'으로 번역되고 있는데 책 전체의 내용으로 보면 이 표현이 보다 적절한 것 같다)의 복합적인 속성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다. 저자는 에스파냐 무적함대의 전투, 쾨니히그래츠 전투, 진주만 공습, 걸프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15세기 말의 화학혁명 이후 오늘날까지 발생한 다양한 전쟁사례를 놀랄 만큼 꼼꼼하고 섬세하게 다루면서도 일반인들이 알기 쉬운 명료한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1,0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이 일견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쉽게 책에서 눈을 떼기가 힘든 까닭은 책 전체를 꿰뚫는 '군사혁신'이라는 키워드가 너무 선명하기 때문이다. 책은 전쟁이 과학기술, 새로운 무기체계, 조직 및 체제 운영기법의 진화, 세계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변환 등의 요소들과 밀접한 양방향적 인과관계를 형성해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모든 변화들은 이전부터 꾸준히 진행되다가 전쟁이라는 사건을 통해 외부로 표출된다. 또 역으로 전쟁으로 인해 새로운 변환이 촉발되기도 한다. 제반 요소들의 복합적 변환과정에 적응하지 못한 국가, 지속적인 진화를 이루지 못한 국가는 경쟁에서 도태되며 결코 궁극적 승리자가 될 수 없었다. 화학혁명 초기 단계에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던 명나라는 청나라에 권좌를 내줬으며, 오스만투르크 제국, 에스파냐 등도 17세기 이후 영국이나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에게 추월당한 것이 그 대표적 예다. 저자는 첨단 전력과 지식ㆍ정보기술로 무장한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실 역시 완전한 혁신을 이루지 못한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다양한 전쟁 사례와 그에 대한 냉엄한 해석은 세계사를 꿰뚫어보는 혜안과 읽는 재미를 함께 전한다. 지난 수년간 한미동맹의 조정이나 국방개혁 등과 같은 주요한 안보 현안들을 놓고 과연 한국 사회는 어떤 모습을 보였는가? 2006년을 뜨겁게 달군 전시작전통제권 이양문제의 논의과정에서 우리는 '자주' 혹은 '편승'이라는 양분법의 함정에 빠져 정말 중요한 무엇인가를 놓치지는 않았을까? 어쩌면 우리는 지금 수십 년이나 수백 년 뒤 역사가들이 한국 국방, 아니 한국 사회 전체의 변화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었다고 부를 그런 지점에 서 있는 것은 아닐까? 책은 그런 점에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오늘의 현안이며, '남의 역사'인 동시에 '우리의 화두'이기도 하다. 두꺼운 분량만큼이나 이래저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입력시간 : 2007/12/2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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