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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를 공식화한 상황에서 펀더멘털과 거시적인 측면을 중요시하는 투자전략은 한계가 있다. 이제부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 정부의 정책변화에 따라 자금이 집중적으로 투입되는 산업이 어떤 것인가이다.
중국 정부는 신실크로드(일대일로) 건설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려 하고 있다. 시안 지역에서 출발하는 신실크로드는 유럽까지 이어지는 중국판 마셜플랜이다. 현재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만들어졌으며 초기자본은 500억달러, 향후 1,000억달러 규모까지 증가시킬 계획이다. 중국은 넘치는 외환보유액을 신실크로드를 위한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의 용들도 이에 동참했다. 특히 신실크로드는 중국 중심의 제패, 과잉생산 산업에 대한 수요처 수단,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단, 중서부 균형개발을 위한 수단, 나아가서는 중국 내 단합을 위한 수단이 될 것이기 때문에 향후 13차 5개년 계획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자금을 투입하는 또 다른 하나는 환경이다. 그중에서도 대기오염 관련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공기청정기 시장을 확대시키고 신재생자동차를 구매할 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갖가지 정책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전기승용차를 구매할 때는 대당 1,800만원, 전기버스 구매시에는 대당 9,000만원을 보조금으로 지원해준다. 여기까지가 소비자가 구매할 때 지원해주는 소극적인 부양책이라면 공급자 우위의 정책도 나왔다. 지난해 10월 중국 교통운송부는 오는 2020년까지 신에너지자동차가 대중교통(공공버스 20만대, 택시 5만대, 물류배송차량 5만대 등)의 30% 이상을 점유하도록 유도할 방침임을 밝혔다. 참고로 현재 신에너지 차량의 대중교통 점유율은 5% 미만이다.
지난 2월 지역별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는 각 성과 도시를 중심으로 전기차 보조금 지급과 목표치가 발표됐다. 광저우시를 예로 들면 연내에 600대의 물류차, 80대의 우체국차, 60대의 청소차, 1,420대의 법인 및 공산당·국유기업 차, 600대 택시, 1,100대 버스를 모두 전기차로 바꿀 예정이고 충전소 105개와 충전기 9,970개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즉 중국 정부(공급자) 자체에서 교체시킬 수 있는 범위에 있는 자동차는 모두 전기차로 교체할 예정인 것이다. 광저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구체적인 정책 규모가 나왔다. 얼마 전 큰 이슈가 됐던 CCTV 다큐멘터리 '돔지붕 아래에서'처럼 중국에서는 이제 대기오염 문제를 간과할 수 없는 지경이다. 중국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정책을 내놓고 자금을 투입하는 산업, 그곳에 기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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