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깊은바다 자원캐기 팔걷었다
입력2001-10-09 00:00:00
수정
2001.10.09 00:00:00
94년 하와이 인근 망간단괴 채굴 우선권 확보인간의 손길을 허락하지 않는 심해는 자원의 보고다.
최근 하와이 동남쪽 남태평양 깊은 바다 속을 정밀 탐사하고 돌아온 한국해양연구원의 김기현 본부장은 "매년 300만톤씩, 150년 동안 채굴할 수 있는 자원이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이 말한 자원은 '망간단괴'. 심해에 널려 있는 망간단괴는 망간을 비롯, 철ㆍ니켈ㆍ구리ㆍ코발트 등을 다량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검은 노다지'로 불린다.
깊은 바다 속에는 망간단괴 뿐만 아니라 메탄 하이드레이트(물과 결합 고체상태로 존재하는 메탄)이 무진장 매장돼 있다.
기체로 만들면 천연가스와 성분이 같은 메탄하이드레이트는 석유나 천연가스가 고갈됐을 때 쓸 수 있는 '미래 석유'다.
◇검은 노다지, 망간 밭을 일궈라
깊은 바다 속에 널려 있는 망간단괴를 끌어올리려는 연구가 본궤도에 올랐다.
우리나라는 지난 94년 하와이 동남쪽 태평양의 15만㎢에 이르는 바다(C-C지역)에 대한 우선권을 확보했다.
이번 정밀탐사는 쓸모 없는 곳을 솎아내기 작업. 개발이 가능성이 높은 7.5만㎢의 바다를 선정, 내년까지 UN에 신고하면 이곳의 자원은 우리 것이 된다.
조사결과 이 지역 3,000~6,000미터 바다 속에는 평방미터당 20㎏의 망간단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망간단괴 300만 톤은 15억 달러어치에 달하는 보물덩어리.
망간단괴를 끌어올리기 위한 절차는 집광(모으는 작업)과 양광(배까지 끌어올리는 작업)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이들 작업은 엄청난 수압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최첨단 기술이 동원되고 있다.
집광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해양연구원의 홍 섭 박사는 "6,000미터 해저는 600기압에 수온은 섭씨 2도"라며 "600기압은 엄지손가락에 500~600㎏의 쇳덩이를 올려놓은 것 같다"고 말한다. 게다가 심해저는 뻘처럼 쑥쑥 빠진다.
흩어져 있는 망간단괴를 모으는 방법은 2가지. 진공청소기 원리를 이용 바닷물과 망간단괴를 함께 빨아들이는 방법이다.
또 하나는 갈고리가 달린 기계를 이용, 긁어 모으는 것이다. 이렇게 모은 망간단괴는 중간저장소(버퍼)로 곧바로 옮긴다.
버퍼의 단괴는 바다 위에 떠있는 운반선까지 보내야 한다. 여기에는 석유를 뽑아 올리는 것과 같은 방법이 사용된다.
고압의 바닷물이나 공기를 뿜어 그 압력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이 같은 채굴 기술을 이미 개발해 놓은 상태.
양광 기술을 개발 중인 지질자원연구원의 윤치호 박사는 "파일럿 장비를 이용 기본적인 기술을 이미 확보했다"며 "조만간 바다에서 실험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한다.
이 같은 기술이 개발되고 경제성까지 갖추게 되면 본격적인 망간단괴 채굴작업에 들어간다. 10년쯤 후엔 '검은 노다지 본격 채굴'이라는 소식을 듣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유국의 꿈, '메탄하이드레이트'를 찾아라
바닷속에는 고체상태로 존재하는 메탄이 있다. 유기물에서 분해된 메탄이 높은 압력과 낮은 온도에서 물과 반응해 드라이아이스처럼 굳어진 것으로 메탄하이드레이트라고 부른다. 이를 녹이면 천연가스와 성분이 유사하다. 그래서 '석유 결정'이라고도 불린다.
현재 확인된 메탄하이드레이트는 화석연료(석유ㆍ천연가스)의 2배. 때문에 전세계는 해저의 메탄하이드레이트를 개발하려고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산업자원부와 가스공사, 지질자원연구원 등이 메탄하이드레이트를 찾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메탄하이드레이트는 대륙붕보다 훨씬 더 깊은 수심 500미터가 넘는 심해저에 존재한다. 이를 찾기 위해서는 탄성파를 이용한다. 물속에서 폭발음을 내, 바닥에서 반사되는 소리로 바다 속의 상태를 유추하는 것.
자원연구원의 유병재 박사는 "독도 일대를 탐사한 결과 메탄하이드레이트의 존재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2004년부터는 정밀 탐사에 들어갈 예정.
그러나 메탄하이드레이트는 찾는 것보다 채굴이 훨씬 어렵다. 바다속 깊은 곳에 있는데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위험한 지구 온난화 물질. 때문에 새나가지 않고 안전하게 끌어올리는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메탄하이드레이트는 열을 가하거나 압력을 낮추면 물과 메탄으로 분해된다. 촉매를 사용해서 분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나라도 완벽한 기술을 개발하지는 못했다.
미국과 일본도 2015년께나 본격적인 채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동해 속의 메탄하이드레이트가 개발되는 날, 우리나라는 산유국 대열에 당당하게 끼게 된다.
문병도기자
오늘의 핫토픽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