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코스닥 재도약 이제부터
입력2003-05-18 00:00:00
수정
2003.05.18 00:00:00
이라크 전쟁 종결로 전쟁의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유가안정과 달러 약세에 힘입어 미국경제가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과거 3년 동안 어려운 시기에 미국기업들은 뼈를 깍는 구조 조정을 해왔다. 시설투자를 자제하고, 재고를 줄이고 생산성을 향상 시켰으며, 고금리의 단기채를 저금리의 장기채로 전환했다. 이 같은 자구 노력과 함께 경영환경이 호전되면서 기업의 수익성이 향상되고 있다. 인터넷경매업체인 이베이(eBay)는 더 나아가 나스닥의 다른 인터넷 기업체인 페이팔(Paypal)의 흡수합병으로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 1ㆍ4분기 이익이 지난해 전체 이익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한국에선 아직까지
▲북핵문제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중후군)영향
▲노사문제
▲가계부채 등으로 경기 호전 징조가 보이지 않는다. 그 결과 외국인 펀드는 한국투자비중을 줄이고, 코스닥 등 증시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 번 되짚어 볼 것이 있다. 현재의 코스닥 문제가 외적인 요인 탓 만인가라는 점이다.
많은 개인 또는 기관 투자자들과 일부 코스닥 기업들은 외부환경을 탓하지만, 벤처기업 관련단체들은 “벤처기업이 죽어야 벤처산업이 산다”는 말을 한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 말은 “이제는 경쟁력이 없는 한계 벤처기업에 자원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경쟁력이 있는 벤처기업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선택과 집중의 관점에서 지극히 옳은 말이다. 문제는 어떻게 경쟁력 유무를 구분하느냐 하는 것이다.
올해 1ㆍ4분기 인터넷 기업의 실적은 여러가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몇 년전 수익모델도 검증되지 않은 인터넷 기업을 등록시켰다는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회의적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에서 조달된 자금을 바탕으로 해서 경영에 전념한 결과, 이익 창출의 기회를 확보함은 물론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무선이동통신사업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규모 투자 때문에 사업초기 적자 상태였던 통신회사(한통프리텔, LG텔레콤, 한솔PCS)들이 코스닥 시장을 이용해 성장기반을 다졌으며, 시장에서 M&A(한통프리텔과 한솔PCS가 통합해 KTF가 됨)까지 했다. 비록 초기에는 자금 조달상 애로가 있었지만, 성장 잠재력이 있는 산업을 주도할 회사들이기에 코스닥 관련 규정을 개정하면서까지 등록을 허용했던 결과다. 이런 시도는 문화ㆍ바이오산업 등에도 있었으며, 유사한 성공사례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와 올해 초 퇴출을 당한 기업과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기업의 특징은 대주주가 바뀌고 경영진이나 대주주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하는 등 경영에는 관심을 갖기 보다는 대주주의 이익을 챙기기에 급급했던 회사라는 점이다. 코스닥 등록이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는 수단으로 이용되지는 않았는가 의심할 수 밖에 없는 경우이다.
그러나 이제는 투자자들이 경영진이나 대주주의 행동에 대해 학습을 했기 때문에 코스닥 등록을 개인의 치부 수단으로 이용할 경우 시장의 힘에 의해 퇴출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대주주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해준 기업의 주가는 폭락하게 되어 있으며, 주가가 일정 기준에 미달하면 퇴출 되로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코스닥은 기업가 정신을 실현하는 장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머니게임식 돈벌이 수단으로 오용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사실 기업이 코스닥에 등록하게 되면, 자금 조달 외에도 기업의 인지도 상승과 우수한 인재 유치 등으로 기업가치가 확연히 달라지게 된다. 이러한 기업 가치의 상승은 기업의 과거 실적에 대한 평가에 의한 영향 보다 오히려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믿음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그러므로 코스닥 등록은 기업의 최종 목표가 될 수 없으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금석에 불과하다. 중소ㆍ벤처기업인들이 코스닥등록 이후에도 변함없이 충만한 기업가 정신으로 경영에 정진할 때 코스닥이 중소ㆍ벤처기업인들의 꿈과 희망으 터전이 될 수 있다.
다시한번 코스닥 인터넷 기업가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인터넷 산업은 코스닥이라는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신생 산업의 생성과 발전 모델로서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코스닥은 미래산업을 선도할 꿈을 키우고 있는 기업가를 찾아내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다. 생물산업ㆍ대체에너지산업ㆍ환경 산업 등 아직 수익성은 없지만 미래산업으로 촉망되는 산업에서 제2, 제3의 인터넷 성공신화가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허노중 코스닥위원회 위원장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