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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근씨 증언/「현철보근 커넥션」 발뺌(초점)
입력1997-04-15 00:00:00
수정
1997.04.15 00:00:00
황인선 기자
◎「워커힐 방문」 물증 들이대도 “도리질”『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었다.』
여야 특위위원들은 14일 한보그룹 정보근 회장(33·정태수 총회장 3남)에 대한 청문회에서 그동안 끈질기게 나돌고 있는 「현철보근」 커넥션 의혹을 캐는데 초점을 맞췄다.
정회장은 그러나 아버지인 정총회장처럼 『그런 일 없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잘 모르겠다』고 발뺌하면서 역시 선량한 국민들을 철저히 농락했다.
특위위원들은 지난주 정총회장과 신한국당 홍인길 의원을 상대로 현철씨의 한보 관련의혹을 파헤지는데 실패한 탓인지 이날 정회장의 신문을 통해 「한보게이트」 몸통으로 알려진 「현철보근」의 연결고리 찾기에 주력했다.
이들은 주로 정회장과 현철씨의 친분설을 비롯 지난 92년 대선자금 제공과 사조직 운영비 제공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이들은 특히 한보철강 당진제철소 방문설과 젊은 재벌2세 모임인 「경영연구회」에서의 접촉설, 지난해 미국 애틀랜타올림픽 동행설, 지난해 9월 일본 동경 술집에서 접촉설 등을 제기하면서 두 사람의 각별한 관계를 따졌다.
자민련 이상만 의원은 정회장으로부터 경영연구회 회원이라는 답변을 얻어낸뒤 현철씨의 경영연구회 회원여부와 두사람의 만남에 대해 묻자 정회장은 『현철씨가 회원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현철씨를 94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단 한 차례 만났다』고 말했다.
국민회의 이상수 의원은 『당진경찰서 경관이 두번이나 현철씨를 경호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주장했으며 『서울에 있는 쉐라톤 워커힐 호텔빌라에 10여차례 이상 방문하면서 그곳에서 현철씨와 그의 측근인 박태중씨를 자주 만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정회장이 이에대해 『쉐라톤 호텔에 아버지와 한번밖에 가지 않았다』고 말하자 이의원은 정회장이 이 호텔을 이용하면서 남긴 사인 자료를 보이며 『10번이상 이곳을 방문한 것이 확실하며 이곳에서 현철씨를 만나지 않았느냐』고 다그쳤다.
그러자 정회장은 상당히 당황하면서 『당시는 여름휴가철이었기 때문에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얼버무려 특위위원은 물론 국민들을 농락했다.
자민련 이양희 의원은 『지난 95년 6월17일 현철씨가 당진제철소를 방문했을 때 그를 영접하기위해 당시 김한곤 충남지사가 헬기로 당진에 왔으며 저녁식사 자리에는 당진 유명치과원장인 강희규씨 등 6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이의원은 이어 『지난 92년 대선때 김영삼 대통령이 신한국당 고문인 김명윤씨 집에서 정태수 총회장을 만나 선거자금을 제공받았다』며 『김영삼씨와 정태수씨, 현철씨와 보근씨가 각각 파트너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정회장은 그러나 『모른다. 그런 일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신한국당 김문수 의원도 『정회장이 현철씨와 함께 당진제철소 건설현장 주변 식당에서 식사를 같이 했다는 얘기가 많은데』라고 묻자 정회장은 『들은 바 없다』 고 잘라 말했다.
이처럼 정회장은 당초 예상대로 이번 청문회에서도 한보사태 배후실세로 알려진 현철씨와의 관계를 철저히 부인하고 한보게이트 진상을 은폐하는 등 국민들을 우롱했다.
따라서 국정조사특위는 오는 25일로 예정된 현철씨에 대한 청문회에서 권력핵심부 등 현정권의 배후실세가 한보사태에 개입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 한 최근 일고 있는 「청문회 무용론」의 비판을 모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젊은 기업인 정보근씨도 이번 기회에 한보게이트의 모든 진상을 솔직히 밝히고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지 않을 경우 반사회적 기업가인 정태수씨 처럼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매장될 것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황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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