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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행정 개혁방향/접대비 인정축소 파장] 서비스산업 충격 클듯
입력2003-04-08 00:00:00
수정
2003.04.08 00:00:00
이연선 기자
“소비가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일본의 경우 골프접대와 일정금액 이상의 향응제공 등 접대문화를 개혁하는 바람에 소비경기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데, 우리도 그런 상황이 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국세청이 8일 국세행정개혁방침을 통해 은행 등 금융회사를 통해 고액예금을 송금할 때 국세전산망에 자동통보를 의무화하고, 기업들의 접대비에 대해 손비인정규모를 대거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서비스업체를 비롯해 대부분의 기업들은 소비위축 및 이에 따른 내수경기침체를 우려했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사회는 전통적으로 손님에 대한 대접을 융숭히 하는 게 예의라고 보고 있다”면서 “이런 오랜 관행을 무시하고 접대문화를 혁신하겠다는 것은 순기능 못지 않게 역기능도 엄청나게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공무원들이 골프와 술접대를 받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접대비를 대폭 억제토록 해 소비가 죽었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가 더욱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우려했다.
금융계도 걱정하기는 마찬가지다. 돈이 돌아야 경제도 잘 되는데 고액현금거래의 이동경로를 추적하면 돈많은 사람들은 더욱 움츠러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P투신운용사의 K사장은 “국세청의 조치가 경제 투명성을 높일 지는 몰라도 돈 있는 사람들의 심리를 더욱 위축시켜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골프장ㆍ룸살롱 등에서 결제한 대금을 손비처리하지 않을 경우 향락산업이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골프장 등을 비롯한 레저스포츠관련 서비스산업도 엄청난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기업들이 골프장ㆍ룸살롱 등에서 고객을 접대하는 것은 일반화된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골프장 등의 주요 고객은 대부분 법인 고객이다. 이런 상황에서 골프장 접대비 손비처리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골프클럽 등 상당수 시설들은 일본처럼 경영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국세청은 아직 방향만 정해졌을 뿐 구체적인 기준은 위원회 등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당장 기업들은 경비를 줄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경우 피해자는 골프장 뿐 아니라 다른 서비스 업종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경기침체 여파로 스포츠관련산업의 매출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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