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정부조직 개편안 거부권 검토'

노무현 대통령 "정부조직 개편안 거부권 검토" 청와대 "철학과 충돌하는데 서명 고민"…현정부서 통과 못할수도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노무현 대통령이 2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추진 중인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나의 철학과 충돌하는 개편안에 서명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며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노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내비침에 따라 현 정부 안에서 조직개편안이 통과되지 못할 공산이 커졌다. 이에 따라 차기 정부의 국정운영은 출범 전부터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인사ㆍ경제 정책 등과 겹쳐 신ㆍ구 정권간 충돌이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나의 철학과 소신에 반하는데 도장을 찍으면 책임이 발생한다. 그런데 무조건 도장을 찍으라 이렇게 얘기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며 조직개편안에 대한 청와대의 분위기를 전달한 뒤 "국회의 심의ㆍ의결 과정 등 상황이 진전되는 데 따라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노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현재까지 인수위의 정부조직개편 진행절차가 심각하게 불합리하고 비민주적이며 졸속으로 이뤄져왔다"며 "내용에 문제가 많아 심각한 부작용이 분명히 예상되고 그 절차가 매우 비정상적이며 대통령의 철학과 소신과 충돌하는 개편안에 서명하고 수용할 수 있을지 책임 있는 대통령으로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다음 정부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비정상적인 절차를 받아들여 이 정부에서 해야 하는가 모두가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라도 조직개편 문제가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지려면 해당 상임위에서 관련된 40여개의 법안을 다 검토해야 한다. 각 상임위 내부와 외부에서 토론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객관적 타당성을 검증해야 한다"면서 "특히 이를 행자위에서 일괄 처리하려 하는 것은 국정운영의 원칙에 맞지 않고 그 절차가 졸속이 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다음 국무회의 때 (조직개편안에 대한) 더 진전된 토론자료를 준비해달라. 세계 각국의 사례도 더 보완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의 거부권 검토에 대해 인수위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한편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거부권 검토는) 언급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입력시간 : 2008/01/22 1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