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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스페이스서 이통사 살 길 찾아야

■ 이석채 KT 회장 MAE 개막 기조연설<br>글로벌 가상재화 마켓 만들자 제안<br>동영상 서비스 데이터 규격화 주장도


"모바일 통신망 덕분에 사이버 스페이스(가상공간) 규모는 이전의 1,000배로 확장됐습니다. 미래에는 더 많은 것들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갈 것이고, 이동통신사들은 여기서 기회를 잡아야만 합니다."

이석채(사진) KT 회장은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아시아엑스포(MAE) 2013'개막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단언했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이동통신사들의 음성통화ㆍ문자메시지 수익은 급감한 반면, 데이터 트래픽은 폭증하는 추세다. 이 회장은 전세계 이통업계가 이 같은 난국을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타개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온라인으로 유통ㆍ소비되는 콘텐츠를 뜻하는 '가상재화(Virtual goods)' 시장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세 가지 전략을 내세웠다. "스마트러닝ㆍ멀티미디어 분야의 가상재화를 생산하거나 유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글로벌 가상재화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보다 혁신적인 통신망을 구축해 사이버 스페이스의 더 나은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사업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가상재화 마켓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전략을 기반으로 KT가 조금씩 성과를 쌓아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KT는 이날도 베트남 이동통신사인 비에텔에 K팝 벨소리와 통화연결음을 공급하는 음원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출시한 음원 서비스 '지니'로 전세계 47개국에 음악 서비스를 제공한 데 이어 영역을 넓힌 것. KT는 또 중국ㆍ일본의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와 공동 앱스토어인 '오아시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장은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오아시스에 참여하겠다는 글로벌 이동통신사들이 더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회장은 중국 상하이에서 '정보기술(IT) 한류' 전파와 글로벌 이슈 논의를 위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24일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의 이사회에 참석한 데 이어, 25일에는 GSMA가 주관하는 '아시아 최고경영자(CEO) 라운드테이블'에서 7억5,000만 가입자를 보유한 중국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에 이어 신용카드사인 인롄(銀聯), 일본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의 최고경영인(CEO)들과 머리를 맞댔다. 27일부터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을 수행할 예정이다.

한편 그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통신망은 유한한 자원인데 쓰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그 대가나 통신망 부하를 고려하지 않고 마구 쓴다"며 '데이터 규격화'를 주장했다. 예를 들어 동영상 서비스의 경우 불필요한 대용량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콘텐츠 사업자에 적절한 용량으로 규격화를 요청해 통신망의 부하를 덜겠다는 이야기다. 이 회장은 "데이터 규격화의 구체적인 방안은 글로벌 사업자들과 논의할 것"이라며 "다만 가입자들의 요금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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