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PC업체인 델컴퓨터의 마이클 델(사진) 회장이 4년 만에 한국을 찾아 국내 정보기술(IT)업계의 수장들과 연쇄회동을 갖고 협력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특히 델 회장은 차세대 저장장치로 부상하고 있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에 깊은 관심을 보여 국내 업계의 대규모 수주 기대감을 높였다. 1박2일 일정으로 지난 17일 방한한 델 회장은 18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연 데 이어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국내 전자산업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들과 ‘릴레이 미팅’을 벌였다. 국내 전자업계 CEO들은 델컴퓨터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개발 계획과 향후 시장전망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델컴퓨터는 오는 6월 출시할 신제품에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한 SSD를 대거 채용할 계획이어서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의 한 관계자는 “델컴퓨터는 LG디스플레이의 중요한 거래선 중 하나”라며 “권 사장은 LCD패널 공급을 위한 협의와 LG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신제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델 회장 역시 이날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델컴퓨터는 1년간 1,000만개가량의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며 “LCDㆍLED스크린ㆍSSDㆍ배터리 등을 생산하는 파트너들과 긴밀한 협력을 해야 한다”며 부품업체들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델 회장은 D램 경기에 대해 “윈도비스타로 인해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D램 수요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윈도비스타가 PC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제조사들의 과잉공급으로 촉발된 D램 시장의 침체가 늘어나는 수요로 인해 반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델 회장은 “매출 610억달러 중 90억달러는 파트너와 협력한 결과”라며 “예전에 점포에서 델PC를 찾으려면 오래 걸렸지만 이제는 1만개 점포와 협력하고 있어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PC시장은 HPㆍ델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델 회장은 모토로라 인수설과 관련해 “루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PC사업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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