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빚이 가져온 유럽의 경제위기가 일파만파로 퍼지자 우리 정부도 빚 줄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5년간의 국가 재정운용전략과 공공 부문의 불필요한 군살을 빼기 위한 계획 수립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9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2010~2014년 재정운용 기본방향과 재원배분전략을 논의하는 국무위원 재정전략회의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1세션에서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2010~2014년 재정운용전략'을, 2세션에서 '2010~2014년 재원배분 방향 및 지출효율화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악화된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특히 공공기관 부채 관리 방안과 국유재산 관리를 효율화하는 전략, 비과세ㆍ감면의 축소 정비를 포함한 중기 조세제도 운용 방향 등을 심도 있게 검토할 예정이다. 분야별 주요 정책과제에 2~3인의 민간 전문가도 참여한다. 재정부는 재정전략회의 논의 방향에 대해 경제회복 속도에 맞춰 재정건전성을 회복하는 것에 재정운용의 중점을 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는 또 다른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을 미리 비축해둘 필요가 있는데다 저출산ㆍ고령화에 따른 중장기 재정위험에도 미리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게 재정부 측의 설명이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분야별로 지출효율화를 위한 주요 정책과제를 2~3개 선정해 과제별로 국무위원 외에 2~3인의 민간 전문가를 참여하도록 해 폭넓고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걸 재정부 2차관은 브리핑에서 공기업 부채 관리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지금까지는 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계획을 세워 투자해왔지만 (앞으로는) 이런 투자계획에 대한 타당성을 엄격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차관은 특히 경제위기 과정에서 도입된 한시사업과 관련,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한시사업은 가능한 축소할 것"이라면서 "늘어나는 의무지출을 감안해 재량지출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도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은 2010~2014년 국가 재정운용계획 수립 및 2011년 예산안 편성 때 반영된다. 정부는 오는 6월까지 각 부처의 예산 요구 내용을 검토한 뒤 2010~2014년 국가 재정운용계획 및 2011년 정부 예산안을 확정해 10월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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