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질GNI 증가율 올 최저

소비부진과 수출둔화에 따른 생산활동 위축에다 교역조건마저 악화하면서 지난 3ㆍ4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이 3.5%를 기록했다. 이는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4.6%에 못 미치는 것으로 올들어 최저 수준이다. 수출할 때는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수입할 때는 돈을 많이 지불해 국내에서 생산된 부가가치에 비해 실제 국민들이 손에 쥔 소득은 많지 않았다는 의미다. 국민경제 전체의 종합물가지수를 의미하는 GDP디플레이터 상승률은 3년여 만의 최고치인 4.5%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3ㆍ4분기 국민소득 잠정추계 결과’에 따르면 물가 등을 감안한 국민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GNI는 3ㆍ4분기 중 166조1,271억원으로 2ㆍ4분기보다 575억원 줄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내수부진과 수출둔화 등에 따라 올들어 5%대를 유지해오던 실질GDP 증가율이 3ㆍ4분기 4.6%로 둔화한데다 교역조건 악화로 인한 실질무역 손실이 5조2,323억원에 달한 데 따른 것이다. 올들어 실질GNI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은 1ㆍ4분기 4.5%, 2ㆍ4분기 4.6%를 각각 나타냈다. 명목GNI는 197조566억원으로 지난해 3ㆍ4분기보다 9.3% 증가했다. 이에 따라 GDP디플레이터는 4.5%로 2001년 2ㆍ4분기의 5.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득이 늘어난 만큼 소비와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총저축률은 35.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총저축률 32.6%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때의 총저축률은 전체 국민소득에서 지출을 뺀 것으로 은행에 저축된 돈뿐 아니라 개인금고에 보관된 돈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저축률이 이처럼 높은 것은 소비지출 증가율(4.8%)이 가처분소득 증가율(9.7%)을 크게 밑돈 데 따른 것. 경기부진 속에 경제주체들이 소득증가분만큼 지출을 늘리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국내 총고정투자율은 전분기 32.0%보다 낮은 29.0%에 그쳤다. 반면 해외투자율은 4.7%로 전분기의 4.2%보다 0.05%포인트 높아졌다. 전년 동기 2.6%에 비해서는 2.1%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