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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꿈꾸던 통일펀드 1년만에 '시들'

올 20억 순유출… "녹색펀드처럼 테마상품 전락" 우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 선언 이후 시중에 출시됐던 통일펀드가 테마 상품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2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578억원의 자금을 끌어들였던 통일펀드(주식형)가 올 들어 20억원 순유출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6월 우리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출시된 '교보악사우리겨레통일'의 설정액은 7,900만원에 불과하다. 이 펀드에서 올해 5,600만원이 순유출됐다. 은행이 증권사에 비해 넓은 판매망을 갖추고 있고 우리은행이 카드·보험·펀드 등 다양한 통일연계 상품을 판매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실망스러운 성적표다.

같은 해 5월 출시된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올해 3억원 순유출됐다. 이 펀드는 NH투자증권·동양고속·SK네트웍스·동일방직 등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주식을 편입해 최근 1년간 27.50%(A클래스)의 고수익을 달성했지만 설정액은 30억원에 불과하다. 총 설정액 가운데 개인 자금은 3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3월 업계 최초 통일펀드로 출시된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에서는 올 들어 12억원이 빠져나갔다. 출시 첫 해 512억원이 유입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 펀드는 3년 미만 환매시 수수료를 부과할 정도로 엄격하게 환매를 제한하고 있지만 비용을 감수하고 돈을 회수하는 투자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펀드가 시가총액 최상위 종목들을 다수 편입하다 보니 지난해 부진했고 올해 펀드 성과가 회복되면서 환매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출시 1년 만에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통일펀드가 녹색성장펀드처럼 결국 테마 상품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고 있다. NH-CA자산운용은 지난해 통일펀드 출시를 검토하다가 통일의 불확실성 문제로 계획을 접었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녹색성장·탄소배출권·통일펀드는 정부 정책에 좌우되는 테마성 상품의 성격이 강하다"며 "정부 정책의 후광을 기대하기보다 해당 테마가 장기적으로 유망한지를 판단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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