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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부 “마오쩌둥 띄워라” 열기
입력2003-11-20 00:00:00
수정
2003.11.20 00:00:00
진성훈 기자
胡, 자본주의 역풍차단 숨은 의도도
중국에서 마오쩌둥(毛澤東ㆍ1893~1976)에 대한 회고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마오쩌둥 탄생 110주년(12월 26일)을 성대하게 기념하려는 후진타오(胡錦濤) 정권의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
인민들의 가슴 속에 사회주의 중국의 건국 영웅이자, 청렴함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는 농부의 아들 마오쩌둥을 통해 자본주의의 역풍을 차단하고 싶은 속내가 묻어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마오쩌둥 탄생 110주년을 기념해 전국적으로 성대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기념 축제는 물론 관련 세미나와 강연, 오페라 공연 등 내용도 다양하다. 마오쩌둥 기념 우표도 발행되며 텔레비전과 영화에서도 마오쩌둥 붐이 형성될 전망이다.
지난 주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에서 열린 마오쩌둥 회고 전시회는 청렴한 마오쩌둥의 모습을 강조했다. 수도 없이 기워 입었던 누더기 같은 그의 옷과 비서들이 기록한 알뜰한 가계부 등은 많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중국 언론들은 전시회 소식을 일제히 전하며 서민적인 삶을 살았던 마오쩌둥의 모습을 강조했다.
전시회에 나타난 마오쩌둥의 딸은 “아버지는 생전에 `반드시 일반 국민과 마찬가지로 생활해야 한다`는 점을 늘 일깨우셨다”고 회고했다.
후진타오 정권이 마오쩌둥 열기를 조성하기 위해 힘쓰는 것은 개혁개방 정책과 급속한 경제 성장에 따라 퇴색해가는 사회주의 이념을 강조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개혁개방과 지금까지 쌓아온 자본주의적 질서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정통 사회주의적 가치를 도외시할 수는 없다는 중국 지도부의 고민이 담겨 있다.
또 이 같은 노력은 자본주의적 특권층이 등장하고, 정경 유착과 빈부 격차 확대 등의 부작용이 확산되면서 좌절감에 빠져 있는 많은 인민들을 달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마오쩌둥의 허베이성(河北省) 혁명 기지를 방문한 후진타오 주석은 올 여름엔 마오쩌둥의 옛 근거지 장시성(江西省)을 여행하면서 `대중에 대한 봉사`와 `검소한 삶`을 강조하는 등 집권 이후 줄곧 마오 식 사회주의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마오쩌둥을 정치적으로 편리한 쪽으로 이용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의 공과(功過)의 일부 측면만 의도적으로 부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CNN 방송은 공산당 간부의 말을 인용, “마오쩌둥와 덩샤오핑(鄧小平) 같은 지도자들의 실수들이 언론과 인민들에 의해 공개적으로 토의되지 않는 한 중국 정치는 진정한 발전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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