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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정신
입력2003-08-24 00:00:00
수정
2003.08.24 00:00:00
며칠 전 좋아하는 고향 친구를 만났다. 싱글벙글 하기에 뭐가 그리 신나느냐고 물었더니 얼마 전 미국에서 치룬 공인회계사(AICPA) 시험에 합격했다는 것이었다. 어안이 벙벙한 가운데 존경심이 더해졌다. 나이 육십을 바라보면서 CPA에 도전해 성공했다니.
토마스 에디슨에 의해 1875년 설립된 GE가 세계적인 기업이 되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작용했겠지만 대표적인 것 중 하나는 항상 배우고 도전하는 문화(Learning Culture)라고 할 수 있다. 최고로부터 배우고,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해 경영에 반영되도록 제도화(Best Practice Sharing)하는 것이다. 또 목표보다 더 나은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도전하는 직원을 격려하는 `스트레치드 골(Stretched Goal)`이라는 제도도 있다.
GE엔 기본적으로 도전정신과 문화가 배어있고, 그런 것들이 일상의 나태함을 방지한다. 개개인의 노력과 제도화된 도전정신이 급변하는 시대에 신속하게 적응하게 함으로써 125년의 역사동안 GE를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어온 것이다.
도전정신과 항상 배우려는 자세는 리더십에서도 똑같이 요구된다. 한비자는 남의 지혜를 배우고 사용하는 것이 일류 리더라고 했다. 끊임없이 배우려는 노력과 자세가 없어지면 리더십은 그 날로 잃게 된다. 스스로 하는 일에 대해 개선하려는 의지가 주변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사오정 오륙도`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한국의 평균 수명은 76세에 달했는데 길어진 노후만큼 준비는 충분치 못한 것이 현실이다. 결국 은퇴 후 소극적으로 소일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마당에 나이 들어 끝없는 도전정신을 펼치는 친구는 얼마나 존경스러운가. 그야말로 젊은 노인이다. 반대로 젊은 사람들 중에는 이미 도전정신을 상실해 늙은 청년이 된 경우도 많다.
그 친구는 육체적인 나이보다 젊은 도전정신이 삶을 활기차게 하고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줬다. 그 친구처럼 도전정신을 지니고 살아가는 이 땅의 모든 사람들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보내고 싶다.
<이채욱(GE코리아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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