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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I-월드] 회담서 돋보인 DJ의 관록
입력2000-06-22 00:00:00
수정
2000.06.22 00:00:00
[김재원의 I-월드] 회담서 돋보인 DJ의 관록남북정상회담은 따지고 보면 벤처협상이었다. 미래가치는 분명하지만 예측불허라는 점에서 벤처다. 남과 북의 거물이 엮어낸 역사적 벤처협상에서 PR의 토네이도적 위력을 우리는 실감했다.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은 알린다는 PR. 우리나라에선 홍보라고 불리는 PR속에는 해프닝도 있고 연출도 있고, 그것을 뛰어넘는 여유와 함축미도 있다.
전세계의 매스컴이 두 눈을 크게 뜨고 기다리는, 세계적이고 역사적인 홍보무대의 중앙에 돌연 나타난 해프닝. 55년간 기다리던 그 무대에 예고도 없이 등단한 김정일위원장의 순발력도 놀랍지만 DJ의 경력은 그것을 뛰어넘었다.
DJ는 단 10초 사이에 긴장된 홍보전에서 기선을 잡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업이 불투명한 상황. 어지간했으면 급하게 움직였을텐데, 트랩을 내려오기전 10여초 동안 평양 하늘만 응시했다. 김정일국방위원이 초조했을만한 시간. 이윽고 DJ의 시선이 김위원장에게 옮아가고 김위원장이 박수를 치자, 마주 웃으며 박수로 응답하는 DJ. 이미 DJ는 홍보를 장악하고 있었다. 관록승(貫祿勝)이다.
[홍보없이 벤처없다]
관록승이란 태권도나 유도, 검도같은 데서 품세 하나만으로도 상대를 압도하여 이기는 것을 말한다. 평양의 「KK회담」에서 누가 이기고 지고를 따지는 것은 아니지만, 전세계의 언론들은 이 기막힌 홍보 마당의 주인공 DJ를 왜 조연급 정도로 묘사했는지...우리는 DJ의 능수능란한 관록을 안다. 한때 그는 매일 죽는 남자였다. 사형선고를 받기도 했다. 겁없고 치밀하고 융통성을 갖췄다. 이 부문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분명 차이가 난다.
홍보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한다. 불리한 상황을 뒤집는데 홍보이상의 무기가 없다. 홍보를 기업 최대의 전략으로 삼는 기업은 크지 말래도 큰다.
벤처기업의 최대 무기는 세가지. 첫째 뛰어난 인재에 의한 뛰어난 사업아이템. 둘째가 자금력-자기 자본이든 펀딩으로 끌어드린 자본이든 자본력없이 기업은 없다. 셋째가 홍보능력이다. 전문 홍보맨이 컨트롤하는 기업의 홍보는 전문 CEO의 능력을 능가한다. 평양의 두 김씨가 보인 홍보능력은 홍보이사라면 무조건 연예인을 앉히려는 벤처기업들을 반성케 한다.
홍보가 기업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 의표를 찌르며 약간씩 오버하는 듯한 김정일식 홍보이든, 산전수전 다 겪은 뒤 『난 벌써 알고 있다』는 듯한 큰 웃음을 띠우는 DJ식 관록이든, 홍보없이 벤처없다. 남과 북의 벤처 빅맨들이 보여준 홍보전은 홍보도 전쟁 이상임을 가르친다.
(코리아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입력시간 2000/06/2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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