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는 ‘납부자 자동이체’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당일 출금 후 당일 이체를 원하는 고객은 타행 자동이체로 신규 가입하라’는 안내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메시지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지나치는 고객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매달 하루치 이자를 날린 셈이다. 은행들은 서비스를 변경하려면 이용자 의사를 확인하고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기존 자동이체를 일괄적으로 타행 자동이체로 바꿀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우리·국민·하나·외환·농협·기업 등 7대 은행의 전체 자동이체 가입 369만 건 가운데 ‘하루 전 출금’이 적용되는 납부자 자동이체는 288만 건으로, 여전히 78%에 이른다. 2005년부터 ‘당일 출금·당일 입금’ 방식의 타행 자동이체 서비스를 제공해 ‘모범사례’로 꼽히는 외환은행을 제외하면 납부자 자동이체 비중은 84%까지 올라간다. 이는 하루치 이자가 피부에 와 닿을 정도가 아니다보니 타행 자동이체로 바꾸는 것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낮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지정된 날 입금되는 것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영업점에서 안내해도 ‘그냥 두라’고 반응하는 일이 많다”며 “메시지 수신을 거부하고 영업점도 잘 찾지 않는 고객에까지 알리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은행별로 홍보 방식이 제각각인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신한·우리은행은 고객들에게 안내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통장이나 순번대기표에 시행 사실을 인쇄해 알렸다. 국민은행은 기존 납부자 자동이체 고객에게 이메일을 보내 안내했다. 이 밖에 홈페이지나 영업점에 안내문을 게시하는 데 그치는 사례가 많았고, 아예 홍보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경우도 있다. /정하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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