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은 어떻게 재산을 늘렸을까. 정경유착이나 권력형 비리, 남이 모르는 고급 정보를 이용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방법은 예금, 증권, 부동산 등 기본적인 재테크에 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김원기 국회의장 등 국회의원 294명을 대상으로 재산 증감사항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재산 증가액 상위 10걸 중 대부분이 이 같은 방법으로 재산을 불렸다. 특히 이들 중 과반수 가까이가 예금이란 가장 고전적인 방법으로 부를 축적했다. ◇재테크에 왕도는 없다=선량들의 선호도 1위는 예금. 차곡차곡 모으는 것 외에 재테크의 왕도는 없다는 ‘기본’을 지킨 셈이다. 재산증가 4위에 오른 이계안 열린우리당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 농협과 제일은행 등에 대한 예금만 지난해 14여억원이 늘었다. 2위를 차지한 무소속의 정몽준 의원은 지난해 재산 증가액 44여억원 중 예금이 9억원 가까이 된다. 이는 배당금 수입 중 외환은행과 금호생명보험에 대한 부채 60억원을 갚고 남은 돈을 저축한 것.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도 은행 예금이 7억1,000만원 정도 불어난 것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9억여원의 재산이 늘어 5위에 올랐다. 은행 예금금리가 연 5%로 칠 때 1억을 늘리는데 필요한 원금은 20억원. 이자만으로 부를 늘린 것은 아니지만 예금이 늘었다는 사실은 의원들의 기본 재산이 상당하다는 얘기가 된다. ◇주식 투자도 짭잘=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돌파하는 등 최근 주식 시장의 활황세도 국회의원들의 재산 늘리기에 1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계안 의원은 한겨레 주식 1,000주를 포함, 보유주식 증가액이 지난해 6억원을 웃돌았다. 80억원대의 주식을 보유한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도 지난해 주식투자액이 1억2,000여만원이 늘었다.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도 대우증권 600주 등 주식증가액이 1억6,0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의 재테크는 ‘배우자’=결혼을 잘하는 게 재테크의 척도란 현실 세태는 의원들도 예외가 아니다. 의원들의 늘어난 재산 중 상당 부분은 부인이나 남편의 내조 또는 외조에 힘입었다. 이계안 의원의 경우 부인의 예금 증가액이 3억8,000여만원에 달한다. 전체 재산 증가액 15억4,000여만원 중 25%가 넘는 금액이 부인의 결과다. 전체재산이 120억3,000만원에 달하는 김무성 의원도 부인의 주식투자 등으로 지난해 1년 동안 재산이 27억9,000여만원이 늘었다. 부인이 아버지로부터 상속 받은 에스원 주식을 지난해 처분한 금액. 김양수 한나라당 의원의 부인도 지난해 주식에 1억2,000원을 투자하고, 46억원을 예금하는 재테크 실력을 선보였다. 전여옥 의원도 남편의 조흥은행 예금액이 1억2,000만원이 늘었고, 임태희 의원도 지난해 부인의 예금으로만 3억원 정도의 재산을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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