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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연체회수 실수연발
입력2003-07-24 00:00:00
수정
2003.07.24 00:00:00
요즘 같은 시기에 신용카드사를 들락날락 하다 보니 주변에서 듣는 질문도 많고 카드사에 대한 불만이나 하소연을 토로하는 사람도 많다.
상당수는 연체에 관한 문제다. 상환일이 되지도 않았는데 돈 갚으라는 전화가 와서 기분 나쁘다, 일이 바빠 상환일을 며칠 넘겼더니 무슨 죄인 다루듯 하더라는 등 대부분은 안좋은 얘기다. 무슨 사건만 났다 하면 `카드빚 때문에`라는 타이틀이 오르다 보니 카드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사실 필요 이상으로 악화돼 버린 듯하다.
얼마 전에는 평소 잘 아는 분이 당황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카드발급을 한 적도 없는 카드사에서 이용액이 연체돼 있다는 통지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것도 카드 한 장으로는 도저히 쓸 수 없는 어마어마한 액수. 착오일 것이라고 믿으면서도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했다.
다행히도 착오였다. 카드사가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동명이인과 착각해서 통지를 잘못 보냈다는 것이다. 눈을 의심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대출금 역시 `0`을 4개나 더 붙인 카드사측의 실수였다. 게다가 대출을 받은 당사자는 이미 돈을 상환한 후였다고 한다. 카드사측은 “한정된 인원으로 수많은 연체자를 관리하다보니 발생한 실수”였다고 하지만, 대출 내역이 회사 내 동료에게 알려진 이나 엉뚱한 통지문에 가슴 졸인 이에게 이 `실수`가 카드사에 대한 어떤 인식을 남기게 될 지는 불 보듯 뻔하다.
상반기 중에 카드사들은 연체율을 줄이고 경영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노력해 왔다. 채권회수 담당 직원들은 퇴근 시간도 없이 새벽까지 일에 매달린다. 삼복더위에도 휴가는 미룰 수밖에 없다. 손실을 감수하고 상당액의 채권을 매각한 덕분에 6월 말 연체율은 일제히 9%대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 적잖은 부작용이 불거지는 것도 사실이다. 과다한 연체회수 노력이 야기하는 인식 악화는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이 같은 실수는 단 한 건이라도 치명적이다. 경영지표를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카드사를 지탱해 주는 것은 결국 일반 고객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신경립기자(생활산업부)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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