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산 5조원 이상인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 수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정치권과 정부의 경제민주화 추진에 대한 대기업의 눈치보기와 경기침체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기업집단 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는 등 경제력 집중 현상은 오히려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수 첫 감소=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계열사 간 상호출자와 채무보증이 금지되는 자산 5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 집단)' 적용 대상을 62곳 기업집단으로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63곳보다 1곳 줄어든 것이다. 한솔과 아모레퍼시픽이 새로 추가된 반면 대한전선ㆍ유진ㆍ한국석유공사는 자산 감소로 제외됐다. 대기업집단 계열사 수는 1,768개로 지난해보다 63개 줄었다. 2009년 현행 대기업집단 지정기준 도입 후 대기업집단과 소속 계열사 수가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균 계열사 수도 28.5개로 전년보다 0.6개 줄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이 경기침체와 경제민주화 추진 등의 영향으로 합병 등 구조조정 및 비핵심사업 정리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계열사 수 상위 5개 대기업집단은 대성(83개), CJ(82개), SK(81개), GS(79개), 롯데(77개) 등이었다.
지난해에 비해 계열사 수가 많이 감소한 집단은 포스코(-18개), SK(-13개), 농협(-7개), STX(-5개), 삼성(-5개) 등의 순으로 나타났고 많이 증가한 집단은 신세계(8개), GS(6개) 등이다.
◇대기업집단 자산 2,000조원 돌파=대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2,108조1,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보다 130조5,000억원(6.6%) 증가한 수치다. 평균 자산은 34조원으로 전년보다 2조6,000억원(8.3%) 늘었다.
공기업 등을 제외한 30개 민간 기업집단을 3개 그룹으로 나눠 비교하면 상위 4개사(삼성ㆍ현대차ㆍSKㆍLG)의 최근 5년 자산증가율이 19.8%로 10% 초반에 머무른 중위그룹(5~10위) 및 하위그룹(11~30위)보다 월등히 높았다. 자산총액에서 상위 4개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5년 새 49.6%에서 55.3%로 높아졌다. 특히 삼성의 자산총액은 306조1,000억원으로 올해 처음 300조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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