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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시아 첫 '도그마 영화' 쾌거

◆ 세계영화사들 배급문의 잇달아변혁 감독의 장편 데뷔작 「인터뷰」가 아시아영화로는 처음으로 「도그마영화」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세계적으로는 「인터뷰」가 일곱번째 도그마영화다. 이 영화의 마케팅을 맡은 미로비전(대표 채희승)은 최근 덴마크에 본부를 둔 도그마재단이 「인터뷰」에 대한 도그마영화 인증서를 제작사인 씨네 2000(대표 이춘연)에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인터뷰」는 도그마영화 인정을 계기로 일본의 업링크사와 가가 등 세계 영화 동향에 민첩한 영화사들과 홍콩 등 각국의 영화사 및 배급사들로부터 수출상담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칸영화제 측에서는 「아시아의 새로운 경향을 주도할 영화」로 낙점, 위원회의 요청으로 이달 중순 단독 시사회도 예정돼 있어 칸 영화제 입성에 기대를 모으고 이에따라 베를린, 베니스, 선댄스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 출품에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뷰」의 도그마 인정은 미로비전의 해외 마케팅의 성과. 지난해 「인터뷰」의 프리세일즈를 위해 마련한 칸 마켓 오피스에서 「인터뷰」의 제작방식에 깊은 관심을 표명한 덴마크의 젠트로파 엔터테인먼트와 협의가 이뤄진 것이다. 「다큐와 픽션의 만남」이라는 형식과 영화의 본질에 대한 접근이라는 내용이 도그마 정신과 맥을 같이 한 것으로 설명된다. 「도그마」란 지난 95년 덴마크 코펜하겐을 근거로 활동하던 감독들이 주축이 돼 안일한 영화제작 방식에 반기를 든 영화운동을 일컫는다. 프랑스의 누벨바그 이후 획기적인 영화운동으로 평가받는다. 「영화는 환상이 아니다」라는 원칙에 합의한 도그마 활동 감독들은 당시 「도그마 십계명」을 선언했다. ▲촬영은 반드시 현지촬영한다 ▲사운드는 절대로 영상과 분리돼 제작될 수 없다 ▲카메라는 항상 들고 찍어야 한다 ▲필름은 컬러여야 하지만 일체의 특별조명은 받아들여질 수 없다 ▲옵티컬 작업과 필터 사용을 금한다 ▲영화는 어떠한 인공적 액션도 담아서는 안된다 ▲현실에서 벗어난 시공간은 금지된다 ▲장르영화는 사양한다 ▲필름포맷은 아카데미 35MM여야 한다 ▲감독 이름이 크레딧에 올라서는 안된다. 한편 라스 폰 트리에의 「백치들」과 토마스 빈터베르크의 「셀러브레이션」등이 도그마 규약에 따라 만들어져 98년 칸영화제서 주요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뿌렸던 작품들이다. 「셀러브레이션」은 이미 국내에서 개봉된 바 있다. ◆ 인터뷰속 진실의 참된 의미 찾기 「카메라 속에 담겨진 은밀한 연애이야기」라는 홍보카피를 달고 있지만 영화 「인터뷰」는 숱한 사랑이야기를 빌려 카메라의 진실, 나아가 진실 그 자체를 궁리하는 영화다. 그래서 6㎜ 디지털카메라가 마치 진실을 찾으려는 듯 분주히 옮겨 다니며 수많은 사람의 연애담을 주워담기에 바쁘다. 「지금 사랑하세요? 첫사랑이 어땠어요?」 사랑에 대한 이같은 질문과 답변은 관객들에게 적잖은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사랑, 곧 진실의 참된 의미를 되묻는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되고 있다. 영화를 지탱하는 큰 기둥은 「참된 사랑」을 찾아 온갖 사람을 인터뷰하던 영화감독 은석(이정재)이 『미용실에서 일해요. 보조예요. 자격증 딸 준비를 하죠. 남자친구는 군대에 갔어요』라고 차분히 인터뷰에 응하는 영희(심은하)에게 끌려 인터뷰 횟수를 늘려가는 것이다. 『스무명쯤의 여자와 자봤을까』라고 시큰둥한 사랑얘기를 하던 은석이 새로운 사랑에 빠져들지만 자신이 카메라를 통해 보고 듣고 예단해온 상대가 진실과 저만큼 떨어져 있음을 뒤늦게 알고 카메라를 내려놓는다. 미용보조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영희는 은석의 카메라 앞에서 처음 내뱉은 말로 인해 전혀 엉뚱한 삶을 살다가 은석이 내려둔 카메라에 그동안 감춰온 진실을 털어놓는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이 은석과 영희라기보다 카메라라는 변 감독의 말은 쉽게 수긍이 간다. 생명력없던 카메라가 서로를 변화시키고 이어주는 매개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은석과 영희를 잇는 통로이자 뭇 사람의 가슴속 사랑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카메라속의 카메라인 6㎜ 디지털카메라는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주인공으로 비친다. 현재 상영중. 박연우기자YWPARK@SED.CO.KR 입력시간 2000/04/1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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