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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이명박號 항로 주목
입력2002-07-01 00:00:00
수정
2002.07.01 00:00:00
'이명박호(號)'가 닻을 올렸다
인구 1,030만명, 공무원 4만5,200여명을 이끌어가는 수도 서울의 '수장' 이명박 서울시장은 1일 첫 집무로 2년 전 수해를 겪은 신림동을 직접 둘러보는 것으로 서울 시정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는 선거기간 동안 내세운 서민중심의 시정과 함께 시기적으로 취임 후 첫 복병이 될지도 모를 수해를 최대한 예방하고자 하는 나름의 생각인 듯하다.
특히 2일 있을 취임식에서는 택시운전사, 시장 상인 등 서민들을 대거 초청해 살가운 '생활시장'으로서 면모도 과시할 생각이다.
사실 이 시장은 아직도 시민들에게는 '밀어붙이기식' 건설시대의 주역으로, '불도저' '샐러리맨의 신화'라는 느낌이 먼저 다가온다. 이는 '행정의 달인'이라 불리는 고건 전 시장과는 상반된 느낌이다.
따라서 고 전시장이 30여년간 산전수전을 다 겪은 고단수 행정가로서 시정을 이끌었다면 이 시장은 앞으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경험을 최대한 살려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
이 시장이 기업을 운영하면서 체득한 '효율성과 생동감ㆍ자발성'을 공무원사회에 불어넣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시험대의 한가운데에 역시 '청계천 복원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수 많은 이해당사자와 함께 서울의 지도를 바꿀 수 있는 대역사다.
이 시장 역시 "선거가 끝나고 나니 시민들이 내가 내세운 공약은 전부 잊어버리고 청계천만 기억하더라"라고 말할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임기 내에 어떻게든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청계천 복원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다소 유연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을 때는 자칫 청계천이 족쇄로 작용해 서울시장이 아닌 '청계천 시장'으로 인식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고 전 시장은 "노숙자를 보며 시청에 들어와 붉은악마를 보며 떠난다"고 했다. 2006년 6월30일, 이 시장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시청을 떠날 지 사뭇 궁금해진다.
한영일<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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