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리더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주목 받고 있는 시점에서 '첫 여성 백화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습니다."
최근 롯데백화점 인사에서 창사 이래 첫 여성 백화점장으로 발탁된 이주영(46) 안산점장과 이민숙(45) 관악점장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회사에 기여하는 일"이라며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백화점보다 규모가 작은 영플라자나 아웃렛은 여성 점장이 기용된 적이 있었지만 백화점을 여성 점장이 이끌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관악점장은 지난 2011년 롯데 영플라자 청주점장으로 임명되면서 롯데백화점의 여성 점장 시대를 연 주역이다. 영플라자 청주점장으로 재직하면서 '여성 리더'의 강점을 기대 이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이번에 백화점 관악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관악점장이 영플라자 청주점에서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무료로 영정사진을 찍어 액자로 선물하거나 매년 2회씩 지역 소외 아동 및 청소년 돕기 행사 등을 진행한 일은 사내에서 '감성 리더십'의 좋은 사례로 꼽힌다.
이 안산점장은 '첫 여성 백화점장'이라는 타이틀에 대해 책임감부터 강조했다. 그는 "여성 리더의 꿈을 키우고 있는 후배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할 것"이라며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감수성을 영업에 접목하는 시도를 다양하게 해볼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안산점장 역시 영플라자 대구점장 시절 여성 리더의 강점을 바탕으로 지역 점포의 분위기를 북돋운 점이 회사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여직원 전용조직인 '레몬트리'를 만들어 여성 직원 간 소통은 물론 사외 봉사활동도 함께하면서 그동안 남성 직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사 안팎의 활동에서 소극적이던 여직원들을 여러 활동의 장으로 불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점장 외에도 이번 인사에서 여성 인재 다수가 점장급으로 발탁됐다. 김영희(45) 서비스아카데미 팀장이 롯데아울렛 서울역점장으로, 김은희(42) 센텀시티점 가정팀장과 한정희(36) 본점 인사 매니저가 각각 영플라자 청주점장과 영플라자 대구점장으로 임명됐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의 여성 점장은 7명으로 늘어났다. 또 한정희 신임 영플라자 대구점장은 롯데백화점 창사 이래 '최연소 점장'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여성 인재들이 약진한 이번 인사에 대해 박완수 롯데백화점 경영지원부문장은 "백화점 및 아웃렛 주요 고객의 80% 이상이 여성인 만큼 현장에서 여성 인재들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또한 점포에 근무하는 협력사원 대부분이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 관리자들의 부드러운 리더십은 협력사원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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