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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앤화 환율 시스템 재검토 착수
입력2003-07-24 00:00:00
수정
2003.07.24 00:00:00
이병관 기자
중국 정부가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점증하는 국제 압력에 직면해 전면적으로 환율 시스템을 재검토하고 있다.
영국의 경제 전문 파이낸셜 타임스는 24일 통화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 아직 정확한 타임 테이블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중국은 현재의 고정환율제(페그제)를 포기하고 시장 원칙에 맡기는 방향으로 환율 정책을 전면 혁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최고 책임자인 다이 겐유는 이와 관련 “포괄적인 환율 시스템 개혁 조치가 있을 것이다”며 “시장 흐름을 반영할 수 있도록 환율 변동폭을 확대하는 방안이 그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겐유는 구체적인 환율 시스템 개혁 청사진은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파를 우려해 먼저 인민은행의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환율 변동폭 확대를 허용하는 등 점진적인 개혁 방안이 내부에서 심도 있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중국 내부의 움직임은 국내 경제적 요인보다는 미국과 일본 유럽 등 국제사회의 강력한 위앤화 평가 절상 압력에 상당 부분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4일 중국 다롄(大連)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ㆍ유럽(ASEM) 경제장관 회의에서도 각국 대표들은 위앤화가 공식 의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구 동성으로 위앤화를 절상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특히 파스칼 라미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개인적으로 중국 위앤화가 미국 달러에 고정되어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고도 성장을 지속시키기 위해 수출 확대와 외자 유치가 필수적인 만큼 섣불리 새로운 환율 정책을 시행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의 중론이다. 장기적으로 환율을 시장에 맡긴다는 원칙적인 방향은 갖되 단기적으로는 시장 개입 축소, 환율 밴드폭 소폭 확대 등 미세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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