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울산강남교육청 학교부지 매매가 대립

주택공사와 울산 강남교육청이 학교부지 매매가격을 놓고 공공 기관간에 `집안싸움`을 벌여 개교 차질에 따른 학생들의 불편이 우려되고 있다.

울산 강남교육청은 지난 99년과 2001년 남구 무거동 옥현지구 일대에 1,2,3단지 3,000여 가구 규모의 주공아파트 등이 들어서 인근 학교가 과밀현상을 보이자 제2옥산초등학교(24학급)와 제2옥현중학교(30학급)를 2004년 4월 완공키로 했다.

이에 따라 강남교육청은 토지소유자인 주택공사측에 3단지내 6,800여평의 매입의사를 밝혔고 양측은 5,6월 관련법에 따라 2차례에 걸쳐 감정평가법인 3곳(교육청 2곳, 주택공사 1곳)을 지정해 공식 감정을 받았다.

문제는 1,2차 감정평가액이 다르게 나타난 것. 1차 평가액이 평당 250만원인데 비해 2차 평가액은 234만8,000원으로 나와 전체 매입가격이 170억원에서 160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대해 강남교육청은 1차 감정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보고 있다. 1년전 인근 유치원부지 370여평을 주공으로부터 평당 200만원에 매입한 것에 비하면 250만원은 과다하다는 것이다.

또 강남교육청은 학교시설은 감정평가기관 3곳의 감정액 편차가 크다고 판단될 경우 관련법상 언제든지 재감정을 실시할 수 있고 2차 감정평가기관 3곳중 1곳을 주공측이 추천한 것은 재감정에 동의한 것이 아니냐는 입장이다.

강남교육청 관계자는 “주공측이 재감정에 동의해 놓고 이제서야 반발하고 있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공기업인 주공이 교육시설 설립에 대한 협조를 하지 않고 땅 장사를 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공측은 2차 감정평가액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최근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신청을 청구했다. 재감정은 최고 가격이 최저가격의 30%를 초과한 경우만 실시할 수 있는데도 강남교육청이 편차가 17% 정도에 그친 1차 감정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멋대로 2차 감정을 의뢰했다는 것.

주공은 또 강남교육청이 매매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는데도 토지소유자인 자신들의 허가를 받지 않고 4월말부터 불법으로 공사를 몰래 강행했다며 공사중단과 원상복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주공 관계자는 “문제의 부지는 2001년 12월 준공승인을 받을 당시 학교용지가 아니라 일반 주거 용지였고 99년 10월 인근 아파트부지의 감정가격이 평당 230만원이었다”며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평당 235만원은 터무니없이 낮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