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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보유 시인후의 장관급회담

27일부터 29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장관급회담은 북한이 핵무기 보유사실을 시인한 이후 첫 남북회담이라는 데서 특별한 주목을 받게 됐다. 그 동안 장관급 회담에서는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증진 방안이 주의제였으나 이번 회담에서는 베이징 북미중 3자 회담에서 돌출한 북한 핵무기보유 문제가 주의제가 될 수밖에 없이 되었다. 우선 북한의 핵무기보유가 사실이라면 이는 1992년 2월19일 발효된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비롯해 국제원자력기구 및 핵확산 금지조약의 규범을 어긴 것으로 엄중히 책임이 추궁돼야 할 것이다. 북한은 베이징 회담에서 핵무기 보유사실 외에도 사용후 핵연료봉 8,000개의 재처리 사실도 밝혔다고 하는 데 이 역시 핵무기의 시험 제조 생산 등을 금한 비핵화 공동선언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베이징 회담에서 중국측도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을 근거로 들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비판한 사실에 정부측은 유의해야 할 것이다. 그 동안 북한은 남한의 핵개발 포기요구에 대해 외세 추종적이라면서 민족공조 운운해왔고, 남측의 6.15공동선언 이행의지가 의심스럽다며 불평을 일삼았다. 최근 시작된 대북송금사건에 대한 특별검사의 수사착수에도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핵무기 보유는 남측의 신뢰에 대한 전면적이고 정면적인 배반이라는 점에서 묵과돼선 안 된다. 북한이 장관급 회담에 응한 저의에 대해서도 경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는 남한을 장관급 회담에 묶어 둔 채 핵문제는 미국만 상대로 협상하겠다는 한ㆍ미 분리대응 전술일 수도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한국은 북한의 반대로 베이징 회담에서 배제된 것과 관련해 북측 태도의 무모성을 지적하고 시정을 촉구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직접 당사자인 한국과 일본ㆍ러시아 등 주변국이 참여하는 다자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를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방법으로 제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는 핵무기제거 이후 북한의 재건계획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절차다. 북한재건 계획에서 경비를 부담할 한국과 일본의 참여 없이는 북핵협상이 진전되지 못한다는 점을 인식시키는 것도 이번 회담의 목표여야 한다. 북측은 이번 회담에서 경협문제를 중점 논의하자고 나올 것으로 예상되나 핵문제에 대한 해명이 없을 경우 단호히 대처해야 할 것이다. 이번 회담의 결과는 다음달로 예정된 노무현대통령의 미국방문은 물론 북핵문제에 대한 한ㆍ미ㆍ일의 대응전략에 중요한 방향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단은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북한 측도 한ㆍ미 이간이나 노리는 기회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베이징 회담에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새롭고 대담한 제안`의 윤곽을 제시하는 기회가 된다면 북핵문제 해결에 의외의 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김상용기자 kim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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