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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코언형제 감독 '그남자는…'

음모 살해반전…관객 허찔러지난해 5월 칸 영화제에서 조엘과 에단의 코언형제에게 세번째 감독상을 안겨준 흑백영화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The Man Who wasn't There)가 3일 서울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에서 단관으로 지각 개봉된다. 코언 형제의 다른 영화가 대부분 그렇듯이 이 영화도 개인적 욕망에서 비롯된 '착한' 음모가 예기치 않은 사태로 꼬여나가면서 '비극적' 결말로 막을 내리는 얼개로 꾸며져 있다. 무대는 1949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적한 마을. 이발사 에드(빌리 보브 손튼)는 밖으로만 나도는 아내 도리스(프란시스 맥도먼드)와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변화를 꿈꾸지만 늘 마음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아내가 직장 보스 빅데이브(제임스 갠돌피니)와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빅데이브에게 익명의 협박편지를 보내 세탁소 개업 자금을 뜯어내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일은 엉뚱한 쪽으로 풀려나간다. 에드는 사기를 당해 돈을 날리고 빅데이브는 협박범으로 짐작한 사람을 다그치다가 에드가 진범이었음을 깨닫는다. 막다른 골목에서 만난 두 사람, 에드는 엉겁결에 빅데이브를 살해하지만 경찰은 도리스를 범인으로 체포한다. 에드가 꾸민 음모의 이면에 또다른 음모가 있는 것일까. 코언 형제의 짖궂은 장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후 더욱 놀랄 만한 반전이 준비돼 있다. 코언이 관객과 벌이는 '두뇌 게임'은 늘 일방적이다. 그가 곳곳에 장치한 지뢰를 피해나가려다 보면 삼국지의 제갈양이 만들었다는 팔진법(八陣法)처럼 그 자체가 거대한 덫임을 뒤늦게 깨닫고 만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사건의 배후를 추리하며 결말을 예상하는 것은 관객 마음이지만 맨 마지막에 뒤통수를 한대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 '심플 플랜'과 '밴디츠'에서 소심한 성격의 주인공 역을 그럴듯하게 해냈던 빌리 보브 손튼은 이번에도 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려들어 어쩔 줄 몰라하는 수동적인 캐릭터를 딱 떨어지게 보여준다. 컬러 필름으로 촬영했다가 흑백으로 프린트한 화면이 복고풍의 따뜻한 분위기와 부드러운 질감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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