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 외출, 환승제도는 ‘훌륭’, ‘미찌코, 미치코’ 등 이름 표기 제각각에 신분 증명은 불편
서울에 사는 외국인들은 서울의 교통과 치안을 높이 평가한 반면 외국어 표기나 안내 등은 미흡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올 초부터 운영중인 ‘외국인 주민 서울생활 살피미’에 접수된 138건의 평가결과와 별도 설문조사를 종합한 결과를 5일 공개했다.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부분은 교통 제도였다. 외국인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서울 생활의 좋은 점으로 교통을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36%로 가장 많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모니터링 결과에서도 하나의 교통카드로 쉽게 환승할 수 있다는 점과 버스정류장 알림 서비스가 좋다는 의견이 많이 접수됐다”며 “치안이 양호해 밤늦은 시간에도 대체로 걱정없이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점과 도시임에도 녹지가 많은 환경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반면 행정기관이나 민간 기업들이 외국인의 이름을 제각각 표기하는 점을 불편한 점으로 꼽았다. 홍길동(洪吉童)이라는 이름의 중국인의 경우 홍길동이라는 한국이름이 있음에도 외국인등록증에는 ‘HONG JITONG’으로 영문 표기하고 사업자등록증에는 ‘훙지투웅’으로 표기하는 식이다. 일본어 이름 미치코 역시 카드회사에서는 미찌코, 신분증에서는 미치꼬 등 제각각으로 표기해 신분증명을 할 때 여러 서류들을 종합해 보여줘야 하는 불편함이 접수됐다.
사고 발생 등 재난시 외국인을 위한 안내가 없다는 점과 지하철 등의 외국어 안내도 미흡하다고 지적받았다. 을지로입구역의 경우 표지판에는 을지로입구(1가)라고 표기된 반면 안내 방송에서는 모든 언어로 ‘을지로 1가’라고만 안내하는 식이다.
유럽과 미주권 출신 외국인은 문을 출입할 때 뒷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점과 앰뷸런스가 지나가도 길을 비켜주지 않는 운전습관 등을 지적하기도 했으며 아시아권의 외국인 주민은 이름표기와 신분증명에 대한 호소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서울시는 TBS교통방송의 영어FM에서 재난사고를 안내하도록 하는 등 이번에 종합한 외국인 주민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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