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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6월 산업활동 동향] 바닥 확인중… 경기회복 ‘희미한 빛’
입력2003-07-29 00:00:00
수정
2003.07.29 00:00:00
권구찬 기자
`봄을 알리는 제비인지 실수로 찾아온 제비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분명히 제비 한 마리가 오기는 왔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의 내용이 꼭 이렇다. 경기하강 국면은 계속되고 있지만 하강속도가 둔화되고 경기회복을 짐작케 하는 신호가 미약하나마 나타난 것.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앞으로 2~3개월의 지표를 살펴보며 대세를 파악하자`는 신중론이 주류다. “더 이상 나빠지지는 않는다”는 점에도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생산ㆍ투자는 증가, 소비부진은 여전=경기가 딱히 호전되고 있다, 아니다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생산과 투자는 늘고 있지만 소비는 줄고 재고 역시 늘어나는 탓이다. 6월중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8% 증가했다. 2분기로는 2.5%가 늘었다. 이런 지표만 보면 경기는 호전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통계의 착시현상때문이기도 하다. 신승우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생산 증가는 6월중 수출이 22% 늘어난 데 힘입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월드컵 경기와 자동차 분규에 따른 상대적인 반등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재고도 지난해보다 10.9%증가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소비 역시 신통찮다. 도ㆍ소매판매는 차량용 연료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2.3%가 감소했고 2분기로는 3.7%가 줄었다.
그렇다고 `불황지속`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제조업 가동률지수(2000년=100)는 76.8로 지난해보다 3.5%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통신기기ㆍ전기기기 및 장치ㆍ금속제품 등에 대한 투자 증가로 2.5% 늘어나면서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건설경기 역시 민간발주 공사실적과 공사수주도 증가해 호조세를 이어갔다. 고기압골과 저기압골이 뒤섞인 상황이다.
◇경기저점통과 확인하는 단계=일부 산업지표의 호전에도 현재의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보다 0.1%포인트 감소했다. 지난 1월 이후 내리 5개월째 경기하강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6월의 경기하강속도가 현저히 둔화됐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지난 2월 0.4%포인트 감소한 것을 비롯해
▲ 3월 0.5%포인트
▲4월 0.9%포인트
▲5월 0.7%포인트씩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6월 실적은 경기하강이 거의 멈췄다고 할 만하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바닥을 쳤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진단이 엇갈리지만 대체로 경기저점을 확인하는 단계라는 데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3분기 회복여부주목=관심은 경기회복시기다. 앞으로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는 지난달에 비해서는 0.5% 포인트 상승했다. 선행지수가 전월보다 호전되기는 지난해 4월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선행지수는 동행지수에 3~5개월 정도 앞서 움직이기 때문에 지표를 액면 그대로 해석한다면 이르면 9월, 늦어도 11월이면 경기가 회복된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4조5,000억원의 추경편성과 감세ㆍ금리인하 등 `트리플처방`에 힘입어 3분기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정부의 장밋빛 전망에 힘을 보탤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기대가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소비위축이 여전한데다 성장동력인 수출도 파업사태 등으로 지난달처럼 20%를 넘는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출이 경기하강의 완충역할=경상수지가 5~6월 두달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상반기 전체로도 흑자(8억5,000만달러)로 돌아섰다. 특히 상품수지는 지난달 27억9,000만 달러의 흑자를 내 지난 99년3월 이후 최대의 흑자폭을 기록했다. 덕분에 상반기 상품수지흑자가 69억7,000만달러로 늘어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환율ㆍ유가 등 다른 변수에 큰 변화가 없는 한 수출과 국제수지는 하반기에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지난해 하반기 수출 물량이 많아 증가율이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비스수지는 적자기조가 굳어지고 있다. 6월 적자폭이 7억7,000만달러로 늘어나면서 상반기 42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 성수기인 7~8월에는 적자가 더욱 커져 경상수지에 부담을 줄 전망이다.
<권구찬기자,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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