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투자 꺼린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대출수요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지 않는 반면 개인들은 주택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현재 262조4,360억원으로 전달보다 9,642억원 줄어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대기업대출은 9,382억원, 중소기업대출은 260억원이 각각 줄었다. 기업들은 부채구조 개선을 위한 회사채 발행(3월 말 현재 1조7,519억원)에 적극 나섰다. 김인섭 한은 통화금융팀 차장은 “금리상승에 대한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기업들이 저리의 장기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은 크게 늘린 반면 기업어음(CP) 잔액은 1조원 가량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가계대출은 3월 말 현재 278조2,039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682억원 증가하는 데 그쳐 2월(1조8,000억원)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됐다. 주택담보대출은 5,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 양도 4,000억원, 시중은행의 대출채권 매각 8,000억원을 더하면 실제 주택담보대출액은 1조7,000억원으로 전달보다 5,000억원 증가했다. 한은은 주택담보대출의 증가는 부동산 투자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수신의 경우 은행 정기예금이 6,000억원 늘며 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또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투신사의 주식형과 혼합형 펀드에 각각 7,000억원과 5,000억원이 지속적으로 유입됐다. 지난달 외국인 주식 순매도액이 2조원에 달했지만 적립식 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가 주식시장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