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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시중銀에 주택대출 증액한도 제한

한도 소진한 은행들 신규대출 사실상 중단

금융감독 당국은 부동산가격 하락이 금융시장에 미칠부작용에 대비해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창구지도에 본격 나섰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소진한 일부 은행들이 신규 대출 취급을 극도로자제하고 있어 불편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항의하고 나설 경우 일대 혼란이 일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금융감독 당국의 이번 창구지도는 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에 비해 훨씬 직접적이라는 점에서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감독 당국과 은행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전체 시중은행들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사항을 철저하게 준수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하달했다. 금감원은 또 경영 건전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불합리한 여수신금리 운용을 억제하는 한편 최근 규모가 급증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개별 신용리스크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당부했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환율과 주택가격, 유가, 금리 등 거시경제변수 변동에 따른위기상황분석(스트레스 테스트)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비상시 대응계획을 수립해줄것을 요청했다. 특히 금감원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크게 증가한 일부 시중은행들에 대해월별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 한도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일선 창구지도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A은행이 1년 동안 월평균 5천억원씩 주택담보 신규 대출이 발생했다면 앞으로는이중 일정 부분만 한도로 잡고 신규 금액이 한도를 넘어서면 대출을 중단하는 방식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이번 한도 제한 비율이 해당 은행의 월평균 신규액의 50~60%라는 설이 돌고 있다"면서 "그러나 제한 한도가 너무 작아 일부 은행들은 사실상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A은행 관계자는 "이미 한도가 초과돼 지점에서 신규 대출을 부득이하게 해줘야할 경우 본점의 유선 승인을 받으라는 공문이 떠 있다"면서 "일부 은행만 한도를 제한하면 다른 은행이나 제2금융권으로의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도 "이번 조치는 정식 공문이 아니라 구두로 이뤄지는 창구 지도성격"이라며 "현재 영업점장에 대출을 자제토록 하고 본점의 승인을 거쳐 주택담보대출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C은행은 "금감원이 어제 전체적인 대출은 늘지 않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방 대출 규모를 줄이라는 구두 지시를 내려 오늘부터 신규 대출 접수를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D은행 관계자는 "공문이나 구두지시는 없었지만 이달 초 금감원에서 특별검사를나왔을 때 `주택담보대출이 전체 대출의 50~60%나 차지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 많이늘었느냐. 3.30 대책을 제대로 적용했느냐'고 추궁해 금리를 올리고 대출 한도도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은행은 이달 20일 현재 전월보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2천억원 축소된 상태다. 금감원으로부터 창구지도를 받은 은행으로는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자금조달 계획을 세우고 주택 구매 절차를 밟고 있는 고객들 입장에서는갑작스럽게 금융회사를 새로 찾아야 하는 불편이 생기면서 일선 창구에 항의가 빗발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의 경쟁 심화에 대응해 리스크 관리를철저하게 해달라는 공문을 보낸 적이 있으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8.31 부동산 대책에 즈음해 투기지역의 아파트 담보인정비율(LTV)을 60%에서 40%로 하향조정했으며, 올 들어 3.30 대책을 통해 6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에 대해 총부채상환비율(DTI) 40% 이하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바 있다. 금융가는 금융감독원이 지난해부터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도를 점차 높이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이같은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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