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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찾고도 귀국못하는 위안부 5인

중국서 `통한의 아픔' 삭이는 피해자 할머니

"고향이 눈앞에 아른거리지만 이 몸으로 돌아가기에는…" 중국에 살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6명이 정부의 도움으로 국적을 회복했으나 지난해 12월 귀국한 김순옥(83.여)씨를 제외한 5명은 노환이나 피해 의식 때문에 고국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21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작년 9월 국적을 회복한 이수단(84.여)씨 등 위안부5명은 원래 지난달 말까지 귀국해 국내에 정착할 계획이었지만 80∼90세의 고령에다 기력이 떨어져 걷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다. 현지 실태조사를 마치고 돌아온 한국정신대연구소 이성순 소장은 "할머니들이 워낙 고생하셔서 건강이 많이 안 좋으신데다 `더럽혀진 몸으로 고향에 돌아갈 수 없다'는 `순결 이데올로기' 때문에 귀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한국에 계신 위안부 할머니들은 성노예 생활이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고 명예회복도 하셨지만 중국에 계신 분들은 정신적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분들이 귀국하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중국을 방문한 이 소장에게 "죽어서 뼈라도 고향에 묻히고싶다", "단 한 번도 고향(부산)의 영도다리를 잊어 본 적이 없다", "한국어를 잊어버려 정말 미안하다"고 말하는 등 조국에 대한 애끓는 그리움을 나타냈다고 한다. 중국 후베이성(湖北省)에 사는 위안부 피해자 김의경(88.여)씨의 사위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장모님은 말씀 하실 기력도 없고 한국어도 잊어버리셨지만 서울에 돌아가 친척과 만나길 간절히 원하신다"며 "아직도 남대문 모습을 또렷이 기억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모시고 가고 싶지만 건강이 안 좋으셔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장모님이 여생을 평안하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선 국적회복 위안부 피해자를 무작정 국내서 정착시키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주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사업국장은 "2003년 중국에서 귀국한 위안부할머니 두 분이 작년 11월 다시 중국으로 돌아갔다"며 "고향도 좋지만 평생 살아온 중국이 더 편했던 것 같다. 본인들이 원하는 대로 해드리는 게 바람직한 것 같다"고말했다. 여성가족부는 최근 국적회복 위안부 6명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생활안전지원대상자'로 지정하고 이들 중 해외에 있는 5명에게 국내 주거지원금 4천3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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