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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그룹 지배구도 삐걱… 계열사 각자도생 길로

우리은행, 강덕수 회장 ㈜STX 지분 처분 추진<br>강회장 "틀 흔들지 말아야"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우리은행이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포스텍에 돈을 빌려주면서 담보로 잡은 강 회장의 ㈜STX 지분(10.8%) 일부를 처분할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은행이 ㈜STX 지분을 처분하는 이유는 자율협약을 신청한 ㈜STX와 STX조선해양·중공업·엔진 등에 대한 감자와 출자전환으로 기존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되기 전에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한 조치다. 채권단은 자율협약 실사 결과가 나오면 경영 부실의 책임을 물어 완전 감자를 단행, 대주주 지분을 없애거나 지분을 대부분 희석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포스텍과 개인 지분을 통해 그룹 지주사인 ㈜STX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번 조치가 실행되면 강 회장의 STX그룹 지배력이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포스텍→㈜STX→주요 계열사 식으로 이어진 강 회장의 지배 고리가 헐거워지면서 STX그룹은 공중분해된 후 각자 살길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포스텍은 지난해 말 기준 강 회장이 69.38%의 지분을 가진 개인회사다. 이미 증권금융이 포스텍에 대한 대출을 해주면서 담보로 잡은 ㈜STX 지분을 처분하고 우리은행도 처분 의사를 공식화하면서 강회장의 ㈜STX 지분은 7.4%로 쪼그라들게 된다. 여기다 채권단이 향후 구조조정 지원을 대가로 ㈜STX 등 주요 회사에 대한 대폭 감자에 나설 것으로 보여 강 회장의 STX그룹 지배력은 사실상 소멸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2일 "STX의 현 지배구조인 지주회사 체제는 향후 신속한 경영정상화는 물론 효율적인 구조조정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당국에 STX의 그룹 지배틀을 흔들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채권단의 감자 등으로 그룹 지배구도를 잃더라도 지주사 해체를 통한 그룹의 공중분해만은 막아달라는 요구로 분석된다.

하지만 강 회장의 지배구조가 무너지면 지주회사 체제도 흔들릴 수밖에 없고 결국 STX 계열은 뿔뿔이 흩어지며 채권단하에서 각자 살길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구조조정은 각 계열사의 시장 가치와 회생 가능성에 따라 개별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얘기다. 결국 조선ㆍ해운 업황이 바닥을 치고 언제 회복하느냐가 이들 계열사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 실사가 끝나는 ㈜STX는 감자 이후 채권 비율에 따라 채무를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STX와 고리가 끊기면서 쪼개진 STX조선해양ㆍSTX중공업ㆍSTX엔진 등은 조선업 관련 사업으로 다시 묶일 가능성도 높다. 이미 채권단 사이에서는 STX그룹이 해체되면 조선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STX조선과 함께 그룹의 양대 축이었던 STX팬오션은 법정관리 등을 거쳐 채무조정 후 산은이 인수하거나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 당국과 채권단에 따르면 STX 계열사 포스텍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대출 담보로 잡은 ㈜STX 주식 중 상당수를 처분하겠다는 뜻을 다른 채권은행에 알렸다. 채권단은 우리·기업·대구·산업·부산·외환·국민·농협은행 등 아홉 곳으로 이뤄져 있다. 강 회장 측은 우리은행에 ㈜STX주식 653만주(지분율 10.8%)를 담보로 맡기고 ㈜STX의 모회사 격인 포스텍의 자금을 빌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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