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동 가나아트갤러리가 젊은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한 연중 기획전 '더 컨템포러리'에 여섯번째로 안성하 씨를 초대했다. 사탕ㆍ담배 등 일상적인 소재를 극사실로 묘사해 크리스티ㆍ소더비 등 해외경매에서도 호평을 받았던 그는 이번 개인전에도 사탕과 담배 연작을 선보인다. 예전과 달라진 점은 작품 크기가 100호 이상으로 커졌다는 것. 작품이 커진 덕분에 관객들은 대형 캔버스에 담긴 사실적인 묘사 뒷면에 감춰진 추상적인 감성까지 느낄 수 있다. 사소하고 일상적인 소재인 사탕과 담배에서 작가는 삶의 양면성을 끄집어낸다. 수북하게 쌓인 담배꽁초에서 고민의 찌꺼기나 고단함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알록달록 예쁜 색깔의 사탕을 보면서 어린시절 보기만해도 좋았던 추억의 달콤함 마저 담아낸다. 캔버스에 묘사하는 기법도 더욱 치밀해졌다. 사탕과 담배가 놓여있는 유리 용기는 그 투명성으로 사물의 모습이 그대로 투과되는 동시에 형상을 굴절시키거나 왜곡시키기도 한다. 작가는 사실적인 재현방법을 택하면서도 투명유리라는 소재를 통해 여과된 형태가 시각적으로 변형되는 장면을 담아낸다. 전시에는 100호, 150호 크기의 사탕과 담배 1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31일부터 11월 13일까지. (02)73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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