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외국인 현ㆍ선물 동시 ‘사자’ 매매강도는 둔화 가능성
입력2003-11-26 00:00:00
수정
2003.11.26 00:00:00
김정곤 기자
외국인이 오랜만에 주식시장에서 현ㆍ선물을 동시에 순매수하며 종합주가지수를 15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렸다.
특히 외국인들은 선물을 대량으로 매수하며 프로그램 매수->지수 상승-> 외국인 현물 매수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이에 힘입어 금융시장의 불안 등 대내적인 악재로 큰 폭의 조정을 받았던 증시가 연 이틀 급 반등하며 다시 힘을 받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매와 관련, 조급한 대응을 자제하고 보수적인 자세를 견지하라고 조언했다. 비록 이날 외국인들이 현물시장에서 682억원, 선물시장에서 5,901계약을 사들였지만 지난 주에 이어 여전히 아시아 증시 전반에서 소극적인 매매 패턴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주 후반부터 다음주 초까지는 미국시장의 매매 강도가 약해지는 추수감사절 연휴에 접어들게 됨에 따라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매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다음 주초까지 국내 증시는 개인ㆍ기관의 매매 공방 속에 780선 전후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800선 재진입을 노리는 모습이 전개될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의 매수랠리 재개 기대는 아직 시기상조=최근 몇 달 동안 `바이 아시아(Buy Asia)`에 나서던 외국인들이 이 달 들어 순매도 기조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 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타이완에서 6,598억원, 타이에서 6,740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특히 국내 증시와 비슷한 매매 패턴을 보이고 있는 타이완에서는 9개월 만에 순매도로 전환했으며, 한국시장에서도 매수 강도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국내증시에서 700억원에 가까운 현물 주식을 사들였지만 지난 5월 이후 외국인의 하루 평균 순매수 규모가 1,150억원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매매에 직접 영향을 미치던 달러화 약세 국면의 진정, 뮤추얼펀드 스캔들 여파에다 추수감사절 연휴까지 겹친 미국 증시 상황을 고려하면 당분간 외국인이 강도 높은 매수세로 전환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물매수 확대는 긍정적=하지만 최근 외국인들은 현물시장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과 달리 미래의 지수를 사고파는 선물시장에서 매수강도를 높여가고 있어 주목된다.
이날 외국인들은 선물시장에서 5,901계약을 순매수하며 닷새째 매수우위를 이어갔다. 특히 이날 선물 매수규모는 금액으로 3,000억원에 달하고 전일 순매수 규모도 1,900억원에 이르는 등 현물시장에서의 소극적 매매와 달리 선물시장에서는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다. 또 외국인들의 선물매수는 베이시스 개선->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지수상승으로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선물 매수분에 따른 이익을 확대시키고 있다.
지승훈 대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이 카드사 문제와 대기업 비자금수사 등 국내 악재로 인해 개별주식을 사기는 꺼리고 있는 반면, 향후 지수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물시장에서는 매수강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780선 전후에서 매매공방 벌어질 듯=국내 증시는 전일 60일 이동평균선에 이어 이날 780선까지 회복해 800선 재진입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최근 이틀간의 시장 반등이 단기 낙폭이 컸던 데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한 상황이지만 단기 저점을 확인하고 다시 상승추세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은 투자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외국인 매매가 당분간 소강 상태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지만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긍정적인 접근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일시적으로 시장이 하락세로 접어들더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고객예탁금이 사흘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증시 거래량도 크게 늘지 않고 있어 소극적인 외국인의 매매 동향과 맞물려 단기적으로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세로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크게 늘어난 점도 수급상 부담이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오늘의 핫토픽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