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움직임은 특히 이건희 회장이 장기 유럽출장을 떠난 사이 해외 영업 등 그룹 리더십 공백을 메운다는 측면에서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재용은 사장은 23일 오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사이먼 바틀리 국제기능올림픽(WSI) 위원장을 비롯한 2~3명의 WSI 관계자들과 만났다. 이 사장은 이날 현장에서 서울경제신문을 비롯한 취재진들에게 “손님을 뵈러 왔다”며 간단하게 용무를 설명했다.
바틀리 회장은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총회를 위해 방한했다. 현재 공식일정인 총회가 끝난 만큼 이날 이 사장과의 모임은 비공식ㆍ비공개로 열렸으며 삼성전자의 기능올림픽 후원 방안 등의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런던 국제기능올림픽을 포함해 2007년부터 국제기능올림픽 등을 후원하며 국제기능올림픽 위원회와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 사장이 바틀리 회장에게 국제기능올림픽 국내 유치를 위한 의사를 전달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대구시 등 국내 지방자체단체들은 오는 2017년 국제기능올림픽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 사장이 바틀리 회장에게 대회 유치를 위한 지원 의사를 밝히고 민간 대사 역할에 나설 경우 국내 대회 개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건희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등 비사업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친 것과 같이 기능인력 분야에서 이 사장이 이 회장을 대신해 삼성의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앞서 이 사장은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유럽으로 날아가 빈테르코른 폭스바겐 회장과 만나 전기차용 배터리와 자동차용 반도체 마케팅에 직접 나섰다. 이 사장은 귀국 후 서울경제신문 기자에게 “배터리 영업하고 왔습니다”라며 직접 유럽 출장 성과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이는 이 사장이 직접 자동차용 배터리 해외 거래선 확대에 나서 삼성의 미래 신사업을 주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장의 이 같은 광폭 행보는 이 회장이 유럽 출장으로 한달 간 해외에 머무는 동안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일 스페인으로 떠나 이달 말 귀국할 예정이다. 자칫 이 회장이 출근하지 않는 동안 생길 수 있는 오너십 공백을 이 사장이 보완하는 셈이다.
실제 이 사장은 지난 11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잠실 야구장을 찾아 삼성 계열사인 삼성 라이온스의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야구팬이기도 한 이 사장은 그 동안 종종 야구장을 찾아 삼성의 경기를 즐겼지만 짧은 시기에 잇따라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이 사장만의 스타일로 취미활동을 넘어 내부 조직인 야구단과 계열사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사장은 지난해 이 회장의 미국 출장 기간에도 활발한 대외 활동을 벌였다”면서 “특히 최근에는 대중 스포츠를 통해 조직원 및 국민들과 호흡하는 등 그 동안 삼성 경영진과는 다른 재계 3세다운 차별화된 리더십을 보이고 있으며 이 같은 행보는 앞으로 신사업을 중심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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