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고(高)환율 덕에 수출은 늘어난 반면 소비와 투자위축으로 수입은 줄어든 탓이다. 한류바람을 타고 서비스수지는 1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환율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올해는 흑자 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12월 및 연간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432억5,000만달러로 전년(260억7,000만달러)보다 171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1998년(426억4,000만달러) 이후 14년 만에 최대치다. 경상수지는 1998년부터 15년째 흑자 행진을 이어왔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크게 확대된 것은 상품수지에서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상품수지는 384억5,000만달러 흑자로 전년 대비 68억달러 늘었다.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0.2% 증가한 5,527억2,000만달러로 석유제품(9%), 자동차(3.6%)가 많이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26억8,000만달러 흑자로 2011년 58억5,000만달러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외국인의 국내여행이 크게 늘면서 여행수지가 58억7,000만달러 적자로 전년(74억1,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줄었고 운송(105억5,000만달러)과 건설서비스(167억5,000만달러)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22억5,000만달러로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11월(69억1,000만달러)보다 50억달러 가까이 감소했다. 수출이 7.2%가 급감한 444억4,000만달러, 수입은 5.5% 줄어든 424만1,000만달러였다. 김영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지난달 수출이 줄어든 것은 조업일수 감소에 따른 것으로 환율영향을 받았다는 증거는 없다"며 "다만 일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여행수지에서는 환율효과가 바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조업일수 효과를 빼면 지난달 수출은 7.5%, 수입은 8% 늘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320억달러 경상수지 흑자를 전망하고 있다. 환율 하락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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