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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장 개척 첨병 글로벌 지역 전문가 키워라

CJ·농심 등 내수 소비재기업, 양성에 사활

2030 인력 현지 파견

생활·문화 정보 등 수집

신사업·제품 개발에 활용


CJ그룹 계열사에 다니는 5년차 직장인 김모 씨는 지난해 CJ그룹이 사내 공모한 글로벌 전문가인 'GE(Globoal Expert)'에 선정돼 1년간 동남아시아 국가를 탐방하고 돌아왔다. 김씨는 1년 동안 현지에서 체험한 문화, 예술, 의식주 등과 관련한 정보를 꼼꼼히 리포트로 작성해 주기적으로 회사에 보고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손으로 밥 먹는 것을 즐기고 저당 설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등 현지에서 생활하지 않고서는 알수 없는 정보들이 주내용이다. CJ그룹은 이처럼 글로벌 각 지역에 파견한 젊은 인력들이 수집해온 생활·문화 정보를 신제품 개발 등 사업에 반영하거나 그룹의 신성장동력 아이템 발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내수 소비재기업들이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며 글로벌 지역 전문가 양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2020년 매출 목표 100조원 가운데 70조원을 글로벌 시장에서 올린다는 목표 아래 20~30대 젊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전문가를 키워 미래 인력 양성에 앞장서는 한편 최근에는 글로벌사업팀을 격상해 이채욱 부회장 산하 조직으로 운영하는 '글로벌 투트랙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팀이 그룹의 전체적인 글로벌 전략 및 사업 계획 등을 총괄하는 브레인 역할을 한다면 GE들은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는 첨병인 셈이다.

CJ그룹의 GE는 삼성그룹의 '지역전문가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탄생한 글로벌 전문가로, 사내 높은 경쟁률을 통해 뽑힌 이들이 해외 파견 근무 전 6개월 동안 그룹 인재원에서 언어, 현지문화, 법, 관습 등에 대해 고강도 교육을 받은 후 현지에 투입된다. CJ그룹 관계자는 "GE는 현지인들과 부대끼며 현지 설문 및 시장 조사도 진행해 세밀한 정보를 수시로 그룹에 전하는 한편 국내에 컴백해서도 달라진 시야 덕분에 영향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1월 중에 '해외시장 개척팀'을 신설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박차를 가한다.



농심은 개척팀과 더불어 케냐와 같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남미 등 그 동안 '신라면'이 취약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신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다. 해외 법인도 새로 만들고 기존에 진출한 지역을 총괄하는 지역별 전문가를 2배 이상으로 확대하는 한편 미지의 지역을 발굴하기 위한 회사 내 해외 시장 전문가도 적극 키운다는 방침이다.

차별화된 중국 사업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이랜드도 지역 전문가 양성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현재 이랜드 본사에서 중국 주요 도시들에 파견한 800명 가량의 임직원들은 현지에서 3만 명의 현지 직원들과 생활하며 언어와 문화를 습득한다. 파견 전 사내 연수가 없는 대신 시중의 중국 관련 책 100권을 읽고 가는 것이 핵심 원칙이다. 이 필독서 목록에는 중국 최고의 역사 해설가로 꼽히는 이중톈의 '중국을 말하다' 등이 포함돼 있다. 아울러 현지에서 주기적으로 중국어 능력 평가시험을 치러 기준에 못 미치면 한국으로 돌아와야 한다. 이랜드 관계자는 "파견자들의 언어 습득은 현지에서 조금 배우고 체험하면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며 "직무 능력을 갖춘 직원들을 파견하면 성장세가 빠른 중국에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돌아온다"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2011년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 전문가 과정'도 글로벌 사업을 위해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키워내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말까지 아모레퍼시픽은 주요 전략 지역으로 꼽히는 중국, 일본은 물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등에 25명을 파견했다. 지역 전문가로 선발된 이들은 6개월 동안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색상, 화장품의 질감, 향에 이르기까지 호감을 얻는 데 필요한 디테일한 정보와 최신 뷰티 트렌드를 본사에 전해주는 임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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