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호(사진) 세정그룹 회장은 26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니클로, 자라 등 글로벌 SPA 브랜드의 국내 시장 공략은 우리에게 큰 변화를 요구해왔다”며“세정도 SPA를 론칭하거나 아예 명품 브랜드를 시작하는 방법으로 다른 업체들이 선택한 길을 따라갈 수 있지만 조그만 변화로는 고객이 우리의 노력을 깨닫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웰메이드라는 통합 유통브랜드를 론칭해 소비자의 니즈에 대응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날로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원스톱 쇼핑 욕구를 반영해 세정의 품질과 장인정신을 담은 웰메이드를 선보이는 것”이라며 “웰메이드와 신규 브랜드 론칭,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통해 오는 2020년 그룹 매출을 2조5,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세정그룹의 매출(추정)은 약 1조1,300억원으로 7년 내 매출을 2배 이 상 키우겠다는 목표다.
그는 웰메이드를 통한 세정의 도전은 도매에서 대리점 체제로 전환하고 나들목 상권을 개척했던 1988년 이후 ‘25년 만에 유통혁신을 통해 던지는 승부수’라며 “위기 때마다 승부수를 던져 성장한 것처럼 이번에도 세정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오는 9월부터 선보이는 웰메이드는‘인디안(남성복)’과 ‘앤섬(여성복)’, ‘피버그린(아웃도어)’, ‘써코니(스포츠)’등 세정그룹이 보유한 여러 패션 브랜드를 한데 모아 소개하는 라이프스타일 유통 브랜드다.
가두 편집숍의 형태로 전개될 웰메이드는 빠른 확장을 위해 지난 40년간 국민 남성복 브랜드로 이미지가 굳어진 인디안 매장을 대대적으로 개편, 활용한다. 세정그룹은 전국의 380여개 인디안 매장을 웰메이드로 모두 바꾸고 간판과 내부 인테리어도 여러 브랜드를 함께 소개할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은 이미 5월 테스트 매장인 부산 화명점에서 시작됐다. 오는 9월말까지 모든 인디안 매장은 웰메이드로 간판을 새로 내건다. 다만 웰메이드 매장에 입점하는 그룹 브랜드는 각 매장의 면적과 주변 상권에 따라 적절하게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세정 측은 전국 대리점주들과 인디안 매장 변화에 대한 협의를 거쳤으며 앞으로 인테리어 비용을 최소화하고 간판 제작비 지원 등을 통해 성공적인 전환을 꾀하겠다는 입장이다.
웰메이드 매장에는 기존 브랜드뿐 아니라 이태리 정통 수트 브랜드인 ‘브루노 바피’와 클래식 스타일 잡화 브랜드 ‘듀아니’, 벨기에 프리미엄 가방 브랜드 ‘헤드그렌’등 세정그룹에서 신규 론칭하는 브랜드도 들어간다. 또 PB(자체상표)라 할 수 있는 ‘웰메이드 프로덕트’를 통해 시즌별 스페셜 상품을 선보이며 SPA의 빠른 물량공급에 대응할 방침이다. 웰메이드 프로덕트의 타깃층은 3040세대로 SPA 가격대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룹 브랜드 가운데 인지도가 높은 ‘올리비아 로렌’, ‘센터폴’ 등은 개별 브랜드의 전략에 따라 별도의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웰메이드와는 다른 방법이겠지만 올리비아 로렌과 센터폴은 각각 하나의 전문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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