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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증시 주도세력으로 뜨나

연기금ㆍ투신ㆍ종금등 가세 지수 상승 견인<br>내놓을 매물 없어 추가 매수 가능성 높아<br>전문가 "수탁고 늘지만 기관場 기대 일러"

추석 이후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가들의 주식매수가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벌써 ‘기관 주도 장세’가 펼쳐질 것인지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뚜렷한 자금 흐름이 감지되지 않는 상황인 만큼 기관 장세로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하지만 채권금리 하락과 증시 변동폭 축소 등으로 기관이 주식투자 규모를 점차 늘려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본격적인 기관장세는 아니지만 과거와 달리 일정 수준 이상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주식투자비중 증가추세= 1일 외국인은 1,108억원을 순매도하며 10일 연속 매도 공세를 이어갔지만 프로그램 매수세에 연기금ㆍ종금ㆍ보험 등이 중심이 된 국내 기관투자자가들의 매수세가 가세하며 종합주가지수를 10포인트 가량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 9월15일 이후 외국인이 5,081억원을 팔아치운 사이 기관은 4,218억원을 순매수해 매수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이 가운데 연기금은 ▦4월 323억원 ▦5월 2,577억원 ▦6월 284억원 ▦7월 1,273억원 등으로 순매도 기조를 고수했던 자세에서 탈피, 8월부터 순매수로 전환해 이날까지 5,400억원 넘게 사들였다. 연기금의 한 관계자는 “8월 이후 지수가 반등 조짐을 보임에 따라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며 “기금운영 계획에서 정해진 한도에 따라 평균적으로 분할 매수하고 있으며 자산의 일정 부문을 주식으로 옮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무엇보다 채권금리가 연 3%대로 떨어져 운용 수익률이 부진하기 때문”이라며 “여기에다 최근 선물가격이 현물가격을 밑도는 백워데이션 현상이 사라지면서 선물의 주식 교체도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김용범 삼성투자신탁운용 펀드매니저는 “투신사 등 주요 기관이 펀더멘털 우려감과 일부 헤지 성격 펀드의 차익실현에도 불구하고 매수세를 이어간다는 사실은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유통주식 수 감소 및 장기 투자가 증가로 증시 변동폭이 줄어든 점도 기관의 리스크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기관 주도 장세 판단은 일러= 전문가들은 기관 매수세 지속을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시장 여건상 주식이라는 ‘대세’를 거스르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보였다. 이형복 한국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연기금의 자금 집행이 9월부터 늘어나면서 성장형이나 안정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늘고 있다”며 “저금리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배당 등 투자 메리트가 큰 주식의 투자 비중이 갈수록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만기가 돌아오는 연기금이 재투자되고 오는 11월 국회에서 기금관리기본법이 통과될 경우에는 매수세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 장세를 기관 장세로 보기는 무리라는 분석이 우세한 상황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채권형 펀드 수탁고가 늘긴 했지만 아직까지 순수 주식형 펀드 수탁고는 제자리걸음을 보이고 있다”며 “기관으로의 자금 유입이 증가하지 않은 상황에서 주식투자비중이 늘어난 수준이라 섣불리 기관주도 장세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당분간 외국인의 매수세를 기대하기 힘든 점도 기관의 지속적 매수세를 전망하기 부담스러운 측면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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