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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업e-기업] 선우엔터테인먼트
입력2003-02-04 00:00:00
수정
2003.02.04 00:00:00
김민형 기자
`마르코의 꿈을 찾아서`
80년대 초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애니메이션 `엄마 찾아 삼만리`. 이탈리아 제노바에 살고있는 주인공 마르코의 엄마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어느날 아르헨티나로 돈을 벌러 떠난다. 12살 소년 마르코는 우여곡절 끝에 엄마를 만난다. 엄마는 이미 몹쓸 병에 걸려 삶을 포기한 상태. 하지만 아들을 만난 엄마는 수술을 하기로 결심하고 건강을 되찾아 마르코와 함께 제노바로 돌아온다.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를 외화벌이 역군으로 보내는 등 급격한 산업화의 몸살을 앓고있던 우리에게는 `마르코`의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바로 우리의 이야기였던 것이다. 동시대의 아픔을 어루만졌던 `엄마 찾아 삼만리`는 당시 공존의 히트를 기록하며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까지 TV앞에 앉게 했었다.
추억의 애니메이션`엄마 찾아 삼만리`의 그림을 담당했던 선우엔터테인먼트(대표 강한영)가 최근 코스닥시장에 등록하고 `제2의 마르코의 꿈`을 찾아 나섰다.
◇어떤 회사인가= 선우엔터테인먼트는 81년 설립된 광고, 애니메이션 제작사 선우프로덕션이 4개의 애니메이션 회사와 합병해 99년 출범한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80년대 애니메이션 OEM(주문자상표 부착 생산)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선우프로덕션이 세운 애니메이션 관련사 선우애니메이션, 애니비젼코리아, 그림샘애니메이션, 선우디지탈인터내셔날 등과 합병해 종합 애니메이션 회사로 거듭난 것. 최근에는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성장하기 위해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98년 공간전시 전문사 S&PI를 설립했고, 지난해 영화제작사 씨앤필름을 인수하는 등 숨가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력 분야인 애니메이션은 헐리우드의 엔터테인먼트 그룹 `빅7`으로 불리는 월트디즈니, 소니, 드림웍스 등으로부터 안정적인 OEM을 수주해 안정된 수익기반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OEM에서 벗어나 `스페이스 힙합덕`이라는 자체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현재 KBS를 통해 방송하고 있다
매출의 90%가량을 미국의 애니메이션OEM에서 올리고 있으며, 2001년 매출액 250억원,에 순이익 28억9,0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3.9%와 26.8%의 성장세를 보였다.
◇경험이 가장 큰 경쟁력= 이 회사는 현재 4개의 제작 스튜디오에 프리랜서 포함 620여명의 전문 애니메이션 제작인력을 보유한 국내 최대수준의 애니메이션 업체로 꼽힌다. 또한 10여년간 유수한 외국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의 OEM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선진 제작체계와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선우는 95년 `둘리의 배낭여행`, 97년 `마이프랜드 꼬미`, 99년 `마일로의 대모험` 등의 작품으로 대한민국영상만화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00년에는 플래시 애니메이션 전문사이트인 엔팝(www.enpop.com)이 `Korea Web Award 2000`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강 회장은 “오랜 기간 디즈니와 유니버설사 등의 하청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미국인의 취향을 철저히 파악하고 있으며, 작품수준에도 자신 있다”며“그 간의 경험을 살려 앞으로는 매년 1편씩 창작애니메이션을 제작해 고부가 창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로의 변신= 선우엔터테인먼트는 올해를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변신하는 원년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던 OEM방식의 애니메이션 매출을 올해 60% 이하로 떨어뜨리고, 창작 및 온라인 애니메이션, 영화, 광고, 이벤트사업, 게임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수익성이 낮고 점차 수주물량도 줄어들고있는 OEM방식 애니메이션 제작을 점차적으로 줄이고, 다양한 상품화가 가능한 창작 애니메이션 제작을 늘일 계획다”이라며 “올해는 자체 창작물인 `스페이스 힙합덕`등의 애니메이션 컨텐츠를 바탕으로 상품화에 나서고, 해외시장 판매망 구축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선우엔터테인먼트는 해외캐릭터상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조만간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안에 일본지사도 설립할 계획이다.
선우엔터테인먼트 직원연수원 동심원
애니메이션 제작은 고된 작업이다. 애니메이터들이 밤을 새는 일은 다반사고, 창작 작업인 만큼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상상을 초월한다. 따라서 적절하게 애니메이터들이 스트레스를 적절히 풀지 못하면 작업도 늦어지고, 작품수준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선우엔터테인먼트는 매출 200억원 대에 불과한 중소기업이지만, 이런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강원도 문막에 20~30명 정도가 숙식할 수 있는 직원연수원 `동심원`을 세워 전직원이 사용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고 직원간 유대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는 것. 직원들은 이곳에서 각종 워크숍, 전략회의 등을 가질 뿐만 아니라, 휴가 때는 가족과 함께 찾아 여가를 즐기기도 한다.
이곳을 자주 이용한다는 이헌숙 이사는 “답답한 스튜디오를 벗어나 동심원에서 회의를 하면 훨씬 생산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고, 직원들간 유대관계도 좋아진다”며 “실제로 최근 있었던 워크숍에서는 직원들이 7시간에 걸친 마라톤회의 후에도 피곤한 기색 없이 서로 어울려 소주잔을 기울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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