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발전하려면 학과 이기주의 없애고 의사 결정구조 바꿔야'

서울대의 발전과 개혁을 위해서는 학과 이기주의를 타파하고 현행 지배구조와 운영체제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서울대 내부에서 나왔다. 서울대 교수협의회가 8일 교수회관에서 개최한 ‘서울대 지배구조와 운영체제’ 토론회에서 홍준형 행정대학원 교수는 “서울대 본부의 행정조직이나 의사결정 구조는 전반적으로 크게 낙후됐다”고 평가한 후 “대학 본부의 의사정책 결정구조와 조직ㆍ인사ㆍ재정의 자율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홍 교수는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부총장직 신설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처ㆍ실ㆍ국장 등 본부 주요 보직의 조직 진단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며 ▦평의원회의 위상 정립을 통해 의사정책 결정구조를 개선하고 ▦조직과 인사ㆍ재정의 자율성 및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준웅 언론정보학과 교수도 ‘서울대 학과 운영의 현황과 문제점’에 관해 전체 학과장에게 실시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현행 시스템은 학과장의 역할이 충분히 발휘될 수 없고 ▦학과 스태프의 임무와 업무가 관행에 따라 불분명하게 규정돼 있으며 ▦단과대 내 학과간의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학과장의 민주적 리더십을 강화하고 스태프의 임무와 업무 규정을 명문화해야 한다”면서 “학과 이기주의로 인한 불신과 비협조를 극복하기 위해 단과대 차원에서 신뢰에 근거한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흥식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학(원) 운영체제와 의사결정 과정’에 관한 발제문에서 “학장회가 출신 단과대 이기주의에서 나아가 대학 전체의 발전을 위한 과감한 정책 결정을 추진하고 한 단과대만 반대하면 사실상 결정이 봉쇄되는 현재의 의사결정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서는 총장의 바람직한 역할과 리더십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성원 영문과 교수는 “서울대 총장은 대학이 지켜야 할 핵심 가치를 일관되게 천명하고 이를 대학의 내면적 삶으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학의 자율성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총장이 수행해야 할 가장 큰 임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