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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 탈북자들 "배고파 탈북… 인신매매·성폭행당했다"
입력2006-05-24 05:46:03
수정
2006.05.24 05:46:03
인간 이하의 지옥같은 탈북과정 1시간50분간 증언
"인간이하의 삶을 살았습니다. 또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지옥과 같은 삶을 살고 있으니 이들이 우리처럼 자유를 찾을수 있도록 도와주십쇼."
지난 5일 난민자격으로 미국에 망명한 탈북자 6명은 23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에어포트 힐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에서 탈북한 계기와 중국에서 겪었던 참상에 대해 생생하게 증언했다.
짙은 선그라스에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나온 이들은 약 1시간50분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중국으로 건너와 인신매매와 성폭행, 구타 등 그동안 겪은 인간 이하의 삶을 하나씩 털어놓았다.
남자 2명, 여자 4명인 이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찬미(20.여.가명)씨는 맨먼저 증언에 나서 3차례나 인신매매 당하고 북한으로 다시 끌려가 수용소에서 겪었던 충격적인 사연을 전했다.
4년전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탈북한 찬미씨는 2003년 베이징에서 붙잡혀 북송됐다가 미성년자로 풀려났지만 재탈북했고 2만위안에 팔려가 강제로 결혼했지만 빠져나와 한국으로 향하려다 2004년 2월 베이징 대사관에서 붙잡혀 다시 북한으로 보내졌다.
찬미씨는 특히 수용소에서 먹을게 없어 온 몸이 퉁퉁 부었고, 형기를 마치기 전에 죽어 2중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사지가 꺾인채 묻히는 사체들을 목격했으며,길가의 옥수수를 따먹었다며 빗속에서 옥수수로 재갈을 물려 고문받았던 사실들을 털어놓았다.
또 2번째로 증언한 한나(여.가명)씨는 예술체조 교사로 근무하던중 군복무중이던 남편의 사고로 갑작스레 가계가 어려워졌고 당시 12살 짜리 딸아이의 스포츠웨어를 사겠다는 일념아래 국경을 넘는 물건 배달을 하던중 중국에서 인신매매단에 끌려갔다고 밝혔다.
한나씨 역시 2만위안에 팔려 선양으로 가 50대 중국인 집에서 지옥같은 삶을 살았으며 쉴 사이 없이 구타당했지만 한마디도 대꾸하지 못한채 치료받지 못했고 이곳에서 딸을 낳았지만 공안에 붙잡히면서 또다시 헤어지고 말았다.
또 요한(가명)씨는 왜 미국을 택했느냐는 질문에 "미국에 가면 가족들을 지켜줄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고 한국으로 건너간 탈북자들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채 나쁜 이미지를 남겨 취직하기도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며 "우리는 여전히 조국과민족을 사랑하지만 단지 정치 체계가 잘못되고 경제난 때문에 살기 어려워 탈북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탈북자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기를 원하며 그러면 피맺힌 원한이 풀릴 것"이라며 "남북이 통일되기를 희망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탈북자의 미국 망명을 이끌어낸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목사는 현재 선양의 미 총영사관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 문제와 관련, "미국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는 한국대사관에 대기해 있다가 미국 총영사관으로 넘어온 까닭에 이들의 망명을 허용하면 현재 한국내에 있는 탈북자들도 똑같이 처리해야 한다는 점때문"이라며 "구체적인 결론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견장에는 한인교회연합(KCC) 관계자들과 신문,방송 취재진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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