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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 벤처주식시장 개설] ‘벤처회생’ 두토끼 잡는다

다음달 15일부터 열리는 온라인 벤처주식ㆍ채권 거래시장은 기관투자가의 유동성 보강과 벤처기업의 구조조정이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 벤처회생방안의 하나다. 우선 무려 8조원의 벤처투자 자금이 묶여있는 기관투자가들이 일부나마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통로가 생기게 됐다. 이렇게 되면 기관투자가들이 회수한 자금을 다시 벤처기업 등에 공급하는 투자의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와함께 종전 장외기업의 주식ㆍ채권에 대한 종합적 정보 부족과 거래 불투명성으로 장외주식 매매가 활성화되지 못했던 것과는 달리 장외주식 거래의 투명성과 효율성, 그리고 공정성을 높이는 기능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기관 짓누르는 장외주식 7조원=1999년 이후 벤처캐피탈, 증권사 등 기관투자가들의 벤처투자금액은 약 8조원으로 추산된다. 이중 미공개기업 비중이 전체의 90%이상이다. 벤처ㆍ중소기업의 전환사채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벤처 프라이머리 CBO만 봐도 기술신보와 중진공을 통해 각각 1조8,000억원과 8,000억원이 발행됐다. 또 벤처캐피탈과 은행, 투신, 보험이 각각 3조원, 2조6,000억원, 2조4,000억원 가량을 벤처투자에 쏟아부었다. 막대한 돈을 투자한 기관투자가들은 벤처기업의 대규모 부실과 코스닥시장 침체로 자금을 회수할 길이 막혀 큰 손실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벤처기업의 자금공급원인 이들이 더 이상 돈을 투자하기 힘든 상태에 빠져 벤처생태계의 고리가 끊어져버렸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미공개 주식의 유동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벤처투자 기피 현상이 심화돼 벤처산업의 성장기반이 와해될 수 밖에 없다며 대책을 촉구해왔다. ◇어떻게 운영되나=벤처주식ㆍ채권 거래시장은 개인투자가들이 참여할 수 없는 기관투자가만의 장이다. 일반법인을 제외한 벤처캐피탈, 은행, 투신사,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만이 이 시스템을 이용해 보유주식ㆍ채권을 내다팔 수 있고, 거꾸로 사들일 수 있다. 이 시장에 참여하려는 기관투자가는 운영기관인 SR캐피탈과 협약을 맺어 회원가입을 하고, 보유주식과 채권 등의 희망매매 가격과 수량 등을 등록해야 한다. 매수자 와 매도자는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주식ㆍ채권 등의 수량ㆍ가격을 조회한 뒤 증권사를 통해 거래를 하게 된다. 거래가 성사되면 매도자는 5% ∼ 3%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시스템 운영을 위해 한누리투자증권은 매매중개와 거래체결 등을, SR캐피탈은 DB 구축ㆍ관리 등 시스템 운영을, 그리고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등은 기업평가와 투자ㆍ법률자문 등을 하게 된다. ◇벤처투자ㆍM&A 활성화 노려=맹동준 SR캐피탈 사장은 “4,000만달러 규모의 일본계 펀드가 국내 장외기업의 유통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려고 하고 있다”며 “다른 해외 투자가들도 국내의 수직계열화된 기업군을 사들이려고 하고 있어 벤처주식시장의 수요기반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즉, 해외투자가들이 M&A를 목표로 국내 장외기업들을 인수하려는 입질을 계속 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관투자가들의 벤처기업 주식ㆍ채권의 보유현황이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아 국내 구조조정전문회사는 물론 해외투자가들이 투자처를 제대로 찾지 못해왔다. 이에 따라 투명한 벤처주식거래시스템이 구축되면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는데다 거래의 불투명성도 사라져 벤처기업의 M&A가 촉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규진기자 sk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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