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는 외국인 투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유럽계 자금의 유출이 지속되고 있지만 미국과 아시아계 자금이 유입되며 이를 상쇄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유럽계 등 선진국의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급격히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29일 국내 상장주식 1조7,800억원어치를, 상장채권은 6,200억원을 순매수했다. 주식은 2개월, 채권은 3개월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는 원화 강세장이지만 외국인의 환율 민감도가 낮아진데다 신흥국 대비 안정적인 펀더멘털 등으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로써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441조6,000억원, 채권은 96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4,500억원을 순매수해 최대 순매수국으로 부상했다. 이어 중국(2,900억원)과 미국(2,400억원) 순이었다. 국가별 상장주식 보유규모는 미국이 174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외국인의 채권 투자의 경우 동남아시아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싱가포르가 4,700억원을 순매수해 투자금이 가장 많았고 태국이 3,40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미국은 2,700억원으로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톱3에 자리했다.
유럽계 자금은 이달에도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영국은 1조1,300억원을 순매도해 최대 순매도국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8,000억원)보다 매도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프랑스(1,900억원)와 독일(1,100억원)도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영국은 채권도 4,8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유럽 자금 순유출이 지속돼왔기 때문에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유럽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지만 그 이상으로 다른 해외 국가의 투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아직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인한 자금유출 우려가 큰 만큼 시장 모니터링은 강화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유럽의 자금유출 강도가 더욱 심해져 증시를 흔들 정도가 되는지 여부를 유심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개선돼 유럽 자금이 다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아람 NH농협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ECB의 통화완화정책에 대한 기대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개선돼 외국인 자금유입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은 "1~4월에 유출됐던 외국인 자금 중 4조원 이상이 유럽계였는데 ECB가 통화완화정책을 쓰면 한국 증시로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은 대만·인도보다 외국인 자금이 상대적으로 덜 들어왔기 때문에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 외국인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이 연구위원은 "환율 측면에서만 보면 과거에 외국인의 순매수 마지노선은 1,050원 수준이었다"며 "지난달 환율이 달러당 1,020~1,030원이었지만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졌기 때문에 환율 민감도는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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