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흐름이 만만치가 않다. 미국이 문제의 시발점이기는 하지만 내부적으로도 좋은 소식을 찾기는 쉽지 않다. 유가나 미국 증시의 흐름들은 외부적인 변수들이라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원ㆍ달러환율의 흐름조차도 비우호적으로 흐르고 있어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러한 변수는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싸워서 이겨내야 하는 상황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보면 이번주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적 발표가 진행되기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실적이 침체된 분위기를 돌릴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이미 주지하고 있는 바와 같이 국내 기업의 실적 전망은 밝다. 그런데 미국 S&P500 기업들의 2ㆍ4분기 실적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하향 조정되고 있다. 미국 경기 부진을 반영한 결과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금융권의 실적 예상치가 감소하는 정도가 가장 확연히 눈에 띈다. 투자은행들의 손실규모가 시간이 지나면서 더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본다면 분명 2분기 실적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3ㆍ4분기 실적을 보면 2분기에 비해서 더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실적 시즌에 관심의 초점이 되는 것이 2분기 실적이 아니라 3분기 전망에 대한 기업의 자체 진단이라 할 수 있다. 3분기 실적 전망치도 시간이 지나면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 바라보는 3분기 실적은 2분기에 비해 좋아진다는 것이 현시점에서의 분위기다. 사실 2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졌고 그 정도가 이미 시장에 반영되어 있다면 오히려 더 이상의 악재가 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서는 3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이 지금과 같은 수준에 머문다면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의 수급은 외국인의 매도에 의해 악화되고 이에 따라 조정 폭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은 20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고, 국내 주식형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은 16일 연속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16일 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로 1조5,000억원 정도의 자금이 유입된데 반해 같은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5조2,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일단 자금의 흐름상 외국인의 매도가 기관의 매수를 완전히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인이 주식을 다시 되살 것인지는 여전히 미국 시장의 흐름과 연동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외국인들의 시각에서 볼 때 글로벌 증시의 바로미터를 미국으로 보고 미국 시장의 행보에 반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미국 증시가 안정을 되찾을 것인지 여부가 관건인데 최소한 기술적으로라도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타이밍이라는 점에서 외국인의 매도가 완화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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