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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라이프] 인터넷 SW 임대업 황금시장 부상

인터넷에도 임대 바람이 불고 있다. 비싼 소프트웨어를 사는 대신 매달 얼마를 내고 빌려쓰는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소프트웨어 임대업이 바로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 직역하면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인터넷이라는 열린 소통수단이 가능케 한 변화중의 하나다.ASP는 일종의 임대업자다. ISP(INTERNET SERVICE PROVIDER) 사업자들이 인터넷 접속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료를 받는 것처럼 ASP 업체들은 네트워크를 이용해 소프트웨어를 빌려주고 임대료를 챙긴다. ASP를 이용하면 좋은 점이 많다. 우선 몫 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까지 든다. ASP를 통해 ERP시스템을 빌려쓰면 매달 몇십만원이면 족하다. 전산관리자를 둘 필요도 없어진다. 잘 만하면 관리자 인건비 정도로 ERP를 구축할 수 있다. 향상된 프로그램이 나와도 업그레이드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인터넷에 접속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최신 기능을 내려받기 때문이다. ASP 사업은 미국의 오라클 등 SW업체가 처음 상용화했다. 오라클은 비즈니스온라인(BOL)을 개설, 기업 고객에게 ERP시스템·고객관리경영(CRM)·전자상거래 및 인사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초 선을 보인 BOL은 이미 30여 기업, 2,000여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인 IDC는 전세계 ASP 시장 규모가 지난해 1억5,400만달러에서 2002년에는 4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데이터퀘스트도 올해 시장이 5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앞으로 3년간 매년 75% 이상씩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ASP 시장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패키지 소프트웨어가 설 자리가 줄어들게 된다. 세계 최대의 패키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운명을 잘 알고 있다. ASP에 적극적인 업체 중 하나가 MS라는 사실은 이를 잘 증명해 준다. MS는 최근 코리오사에 이어 컴팩, 다이젝스 등과 잇따라 손잡았다. ASP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MS는 이들 제휴사를 통해 윈도2000·MS오피스·커머스서버(전자상거래용)·SQL서버(DB관리용)·비즈토크서버(비즈니스 절차 통합용) 등 기업용 제품을 빌려줄 계획이다. MS는 이미 지난해 오피스온라인이라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국내에도 ASP 바람이 불고 있다. 최초의 서비스는 한글과컴퓨터의 넷피스. 넷피스는 인터넷을 통해 워드프로세서, 표계산 등의 프로그램을 빌려준다. 지난해 10월 첫선을 보인 넷피스는 기술적인 문제점도 있지만 네티즌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빌려주는 업체도 생겨났다. 핸디소프트의 「아하프리」, 라스21의 「마이라스」, 진솔인터넷의 「무빙오피스」 등이 이미 그룹웨어 호스팅에 나섰다. 한국오라클도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LG-EDS시스템, 주APOLS와 손잡고 지난 1월 ASP 시장에 진출했다. 미국보다 앞선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이스트소프트의 「인터넷디스크(WWW.INTERNETDISK.CO.KR)」는 기술적으로 미국의 유사한 업체보다 한발 앞서 있다. ASP는 패키지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변신을 강요하지만 결국에는 도움이 된다. ASP 사업으로 전환하면 패키지 소프트웨어 판매가 줄어든다. 그러나 이는 잠깐. 기업 고객과 긴밀한 유대관계가 형성되고 지속적인 수익원으로 만들 수 있다. 고질적인 병폐인 불법 복제도 씻은 듯이 사라진다. ASP 인프라 업체도 수혜 업종. ASP에는 애플리케이션을 관리하는 데이터센터 같은 시설이 필수적이다. 세계 최대의 CPU 업체인 인텔은 10억달러를 투자해 전세계에 12개의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IBM·선마이크로시스템즈·컴팩·AT&T 등도 ASP 인프라 구축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다들 ASP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판단에서다. 국내에서도 데이터센터 설립 바람이 불고 있다. 데이콤의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KIDC)」, 하나로통신·한국통신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도 모두 ASP 사업자들의 든든한 병참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모두에게 이익이 되진 않는다. 그늘도 생겨난다.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업종이 시스템통합(SI)업체. ASP를 이용하는 기업은 시스템을 관리하거나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ASP 업체가 모두 해주기 때문이다. SI업체들이 할 일이 그만큼 줄어든다.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은 『몇년 안에 전체 애플리케이션 라이선스 매출 중 BOL서비스(ASP)를 통한 매출이 절반을 넘어설 것』이라고 단언한다. 소프트웨어 업체의 생존 패러다임이 바뀐다는 얘기다. 인터넷이 가져다준 또 하나의 선물인 임대천국, 즉 렌토피아(RENTOPIA)가 활짝 열릴 전망이다. 문병도기자D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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