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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2.14 전당대회’는 기대 이상의 ‘대박’을 터뜨렸다. 대의원 참석률 72.3%. 약 35초만의 지도부 선출, 대의원 전원의 기립 박수와 환호. 30여명의 의원 연쇄탈당으로 생사의 기로에 놓였던 여당이 다시 살아났다. 김근태 전 당의장은 이날 “민주세력은 위기에 강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대의원의 참석을 독려하기 위해 연일 지방을 순회했던 그는 “지난 며칠밤 (전당대회가 성공하지 못할까 봐) 오금이 저렸다”고 실토했다. 새로 바통을 이어받은 정세균 의장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전당대회를 보란 듯이 성공시켰다”며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다. 무엇보다 리더십이 뛰어난 정세균 당 의장 체제를 출범시켜 여당 붕괴라는 최악의 사태를 벗어났다. 또 최대 신당추진 세력으로서의 구심점을 회복하며 범여권 통합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 공백 사태는 막았다=이번 전당대회 개최를 계기로 여당의 공중분해 국면을 일단 막았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열린우리당은 최근 한달여새 30여명에 달하는 의원들의 연쇄탈당으로 이미 직격탄을 맞아 이날 전당대회마저 무산됐다면 여당 와해가 기정사실화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따뜻한 카리스마 리더십을 지닌 신임 정 의장에 대한 기대감 속에 지방을 순회하며 대의원들을 독려한 김근태 전 당의장 등 전임 지도부의 노력과 당원들의 성원이 상승효과를 내면서 대의원 72.3%의 참석률로 전당대회가 열리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로써 당장 2월 국회가 여당의 진공상태로 파행을 겪을 것이란 우려를 씻을 수 있게 됐다. 부동산대책 및 국민연금개혁, 사법개혁, 사학개혁과 같은 민생현안 관련 법안들을 여당이 주도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정계개편 구심력 회복=열린우리당은 범여권과 정치권 밖의 민주개혁평화세력을 묶는 신당 추진의 구심점으로 재부상할 수 있게 됐다. 새 지도부가 국회의원 및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과의 연석회의를 통해 신당을 추진할 수 있는 포괄적 권한을 위임 받았으므로 빠른 속도로 정계개편을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신당 추진 속도전을 통해 정계개편 주도권 경쟁에서 열린우리당이 다른 진영을 압도했다고 볼 수 있다. 새 지도부는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로 구성됐다. 우선 정 의장은 국정전반에 대한 업무 능력이 뛰어난데다 정치력을 겸비한 지도자로 당내 신망이 두터워 각 정파간 불협화음을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4선 의원의 노련한 정치력으로 야당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들은 개혁, 중도, 보수의 각 정파 의원들로 골고루 구성돼 당의 원만한 운영이 예상된다. ◇당내 원외세력 설득이 관건=하지만 시련의 가능성은 남아있다. 범여권과 사회의 신망있는 인사들을 신당으로 끌어들이려면 신당에 대한 지분과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는 ‘당 해체’가 전제돼야 하는 데 이 부분이 전당대회에선 명쾌히 정리돼지 않은 것이다. 당 해체를 통해 헤쳐모여식 신당을 만들게 되면 기득권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당이 해체되더라도 ‘의원 배지’를 여전히 지킬 수 있는 원내세력과 달리 원내세력으로선 말 그대로 모든 것을 희생하는 과감한 결단이 요구된다. 따라서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전당대회 이후라도 다시 집단탈당 사태가 재발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여당은 다시 침몰의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범여권 신당추진 4파전 시작 =열린우리당이 정계개편에 바짝 속도를 내게 되면서 민주당과 통합신당모임, 천정배 의원 진영도 주도권 탈환을 위한 신당 경쟁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최근 워크숍에서 의원들이 탈당을 하지 않은 채 범여권의 정계개편 세력과 원내교섭단체를 구성, 호흡을 맞춰본 뒤 신당을 출범시키겠다는 시나리오를 검토했다. 통합신당모임은 5월 창당을 목표로 지난 12일 신당추진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천 의원은 유력 인사들을 다양하게 접촉하고 있어 조만간 독자적 정치세력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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