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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총 단골손님 '총회꾼'도 세대교체
입력1999-02-11 00:00:00
수정
1999.02.11 00:00:00
본격적인 주총시즌에 접어들자 주총때마다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총회꾼들이 활동을 시작했다. 총회꾼들은 최근들어 시민단체들의 소액주주운동에 밀리거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입지강화로 주총장에서 주연자리를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나 아직도 주총진행에 빠져서는 않될 필요악으로 인식되고 있다.상장회사협의회가 현재 파악하고 있는 전문주주(총회꾼)는 200여명. 이 가운데 활동이 왕성한 소위 「꾼」들은 30명 내외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활동하고 있는 총회꾼들은 과거와는 면면이 많이 바뀌었다. 그 만큼 주총 풍속도도 크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우선 20~30대의 젊은 나이에 고학력과 능란한 말솜씨에 깔끔한 외모까지 갖추고 있다. 중·고졸의 저학력으로 40~50대가 주류였던 2~3년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한마디로 총회꾼 세대교체가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총회꾼 세계의 주도권을 장악해 가고 있는 세력은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은 전직 금융기관, 상장기업의 임직원이나 대졸 실업자. 일부 대졸 실업자의 경우 직장을 구하기 어렵자 주식시장에 기웃거리다 전문꾼들에 이끌려 일당 벌이삼아 총회꾼으로 변신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과거 가장 많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총회꾼은 백대현씨와 상장사 임원출신인 김모씨 등 4~5명. 백씨는 2~3년전까지만 해도 백대가리로 불리며 주총장마다 모습을 드러내며 총회꾼 대부로 자처했다. 상장사들은 순조로운 주총진행과 주총장에서의 불상사를 사전에 막기 위해 그의 움직임에 많은 신경을 썼었다. 60대인 그는 현재 은퇴해 수입인지 판매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요즘 총회꾼 세계에서는 구조조정여파로 일하던 은행에서 밀려난 전직은행원 이모씨가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씨는 30대로 대졸학력에다 깔끔한 외모까지 갖추고 있어 전혀 총회꾼이라는 인상을 풍기지 않는다.
그는 자신과 같은 처지인 전직 은행원 김모씨와 자동차세일즈맨으로 일했던 함모씨와 함께 행동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소규모 전문증권잡지 발행하는 임모씨, 압구정동 사채업자 아들인 서모씨 등이 총회꾼으로 활동중이다.
상장사협의회 관계자는 『총회꾼들이 하는 행태는 돈벌이 차원이나 회사의 필요에 의해 금품이 오가는 등 과거와 달라진 것이 거의 없으나 학력면에서 인플레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IMF체제로 고학력 실업자가 많아 경영진 뺨치는 전문지식으로 주총집행부의 애를 먹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외국인 주주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소위 총회꾼들의 입지가 많이 좁아졌다. 회사측에서 전문 총회꾼보다는 시민단체나 외국인주주들에게 더 신경을 써야 할 입장이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몸값이 「금값」에서 「동값」으로, 주연에서 조연으로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에서는 거의 전문 총회꾼이 설 자리가 없어졌다고 할 수 있다. 겨우 중소형 상장사에서 과거의 이름값을 할 정도다.
외국인 지분율이 50%가 넘는 상장사가 10여개에 이르는 등 국내 기업환경이 급속히 변하고 있어 앞으로는 전문 총회꾼의 역할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대신 소액주주운동세력이나 외국인 주주들이 주총장을 장악해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임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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