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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텃밭서 與선전

"낙후된 지역경제 회생" 양당 지도부 표심공략 총력전


“먹고 살게 없으니 당이라도 바꿔봐야 되지 않겠나” “막상 안 찍으려니 섭섭하기도 하고….” 경북 영천 표심이 심상치 않다. 4ㆍ30 재ㆍ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여겨지던 이 지역에서 열린우리당 후보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대로 한나라당에는 비상이 걸렸다. 당 고위층까지 위기의식이 퍼졌다. 박근혜 대표는 지난 17일 첫 유세지원지로 영천을 찾은 데 이어 22일에는 김무성ㆍ맹형규ㆍ전여옥ㆍ이한구 의원 등 소속의원 10여명과 함께 영천 일대를 누볐다. 박 대표는 오는 27일에도 이 지역을 다시 방문할 계획이다. 영천에서 한나라당이 예상외의 고전을 하고 있는 까닭은 낙후된 지역경제 때문. 22일 영천에서 만난 택시기사 최모 씨는“영천에 큰 공장이 하나 있습니까, 대학교가 하나 있습니까? 지금 건너고 있는 이 다리(영동교) 짓는 데만 10년이나 걸렸습니다”라며 “한나라당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우리당은 이 같은 지역정서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기업도시 건설 추진, 공공기관 유치 등을 내걸고 지역경제 회생을 책임지겠다며 민심을 파고들고 있는 것. 영천에서 뜻밖의 수확을 거둘 가능성이 높아지자 당 지도부도 나섰다. 문희상 의장은 22일 상임중앙위원 회의를 영천에서 열고 지원유세를 펼쳤다. 원해영 정책위의장ㆍ김혁규 의원 등도 영천 표밭갈이에 합류했다. 정동윤 후보 선거캠프의 정인현 전략팀장은 “현재로서는 우리당에서 특별한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승리가 무난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나라당은 정동윤 후보의 초반 돌풍이 곧 시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위기의식이 커질수록 표 결집력이 강해질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지지율 격차도 초반보다 많이 좁혀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앙당의 전폭적인 지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강한 이 지역에서 박근혜 대표의 대중성은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빅카드’. 이날 박 대표의 지원유세는 영천 시내의 교통을 마비시킬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영천지역 재선거는 여야 모두에게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당으로서는 경북지역에 첫 지역구 의원을 배출하면 전국정당화의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 문 의장은 “영천 재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은 현대사에서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또 우리당 승리 이후 기업도시 건설이나 공공기관 이전 등이 현실화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영남권 다른 지역도 넘어 올 가능성이 커진다. 한나라당은 영천을 잃을 경우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당장 여당의 국회 과반의석 확보 저지에 ‘빨간불’이 켜진다. 행정도시법 통과 후의 당 내분으로 박 대표의 지도력에 흠집이 나있는 상태에서 지도부 문책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영천 재선거는 양당이 총력을 기울이는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영천=김병기기자 bk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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